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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와 대만/배연해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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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와 대만/배연해 국제부 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8.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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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 대통령이 이끄는 흑인정권이 출범한 지 4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이제 국제 외교계의 당당한 행위자로 자리잡았다. 만델라는 세계를 누비며 평화전도사, 인권외교가로 성가를 높였다. 과거 백인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분리정책) 로 실추된 국가위상을 말끔히 회복했다.그러나 화려한 찬사에 가려진 만델라 외교의 진수는 냉철한 국익추구다. 국가 이미지 개선없이 외국 투자유치는 불가능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만델라의 외교력은 구랍 31일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수교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드러났다. 그것은 대만과의 단교가 선행돼야 한다는 중국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대만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는 균형감각이었다.

남아공은 외교관계 전환 1년전인 96년 12월 대만측에 중국과의 수교합의 사실을 통보했다. 단교에 따른 대만의 충격과 분노, 체면손상을 최소화하려는 배려였다. 결과로 얻어진 것은 경제적 실리. 남아공은 대만이 자국에 투자하고 있던 30억달러이상의 자본을 고스란히 유지할 수 있었다.

만델라의 실리외교와 한국과 대만의 단교과정을 비교하면 어떨까. 한국은 94년 8월24일 단교 당일까지 대만을 철저히 따돌려 분노케 했다. 덕분에 한국과 대만은 하루아침에 맹방에서 원수지간으로 변했다. 물론 당시 한국의 「북방외교」를 고려하면 대국적으로 정부정책은 국익에 충실했다. 이점은 4자회담 등 중국의 지원이 필요한 현재도 유효하다. 문제는 한국이 지나치게 무력하고 중국을 의식하는 것으로 비친다는 점이다. 미국과 일본이 대만과 단교 직후 경제관계를 원상회복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만은 현재 한국의 5번째 무역상대국이자 3번째 흑자국이다. 그러나 양국의 비공식 관계는 여전히 결빙상태다. 최근 대만은 한국과 경제관련 회담재개 의사를 밝혔다. 경제회복의 절대명제를 걸머진 국제통화기금(IMF) 시대에 830억달러의 외환보유고를 지닌 대만을 다시 볼 필요는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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