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시민들은 새해 첫 출근길에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조그만 초콜릿 한조각.지난 2일 아침 파리의 지하철과 버스역의 모든 매표창구에서 초콜릿이 튀어 나왔다. 요금을 내고 차표를 받으려던 이용객들은 느닷없는 초콜릿 세례에 순간 어리둥절했으나 바로 의문이 풀렸다.작고 납작한 사각 초콜릿의 겉포장에는 「Bonne Annee!(좋은 한해)」라는 문귀와 낯익은 파리교통공사(RATP)의 심벌마크가 박혀 있었다.
파리지역의 지하철 버스 고속전철 등 대중교통망을 운영하는 공공기관인 파리교통공사는 이날 총 95만개의 초콜릿을 승객들에게 선사했다.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해 줘서 감사하다는 뜻의 신년 답례다. 신년 초콜릿 선물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정초 처음으로 지하철 창구에서 예고없이 초콜릿을 선사한데 이어 올해는 버스 이용객에게도 확대했다. 올해도 역시 사전 예고없이.
시민들은 작은 초콜릿 하나로 새해 첫 근무를 유쾌한 기분으로 시작했다. 직장에 들어서자마자 지하철에서 초콜릿 선물을 받았다고 서로들 자랑했으며 선물받아 축하한다는 농담이 오갔다.
파리시민들은 초콜릿 한조각을 받아쥐고 그렇게 기분 좋아하고 행복해 보일 수가 없었다. 창구직원에게 고맙다는 표시와 새해 인사를 교환하며 돌아서는 시민들의 얼굴마다 뿌듯한 행복감 같은 것이 흘렀다. 지하철 좌석에 앉아 달콤한 초콜릿 맛을 음미하면서 지난해 파업으로 지하철이 멈춰서 욕을 했던 기억을 지우기로 마음 먹었고 올해는 요금이 오르지 않기를 빌면서 파리교통공사가 잘 되기를 기원해줬다. 직장에서 배가 출출해질 때를 위해 초콜릿을 호주머니속에 정성껏 보관하는 사람도 있었다.
파리시민들은 단돈 몇십원짜리의 초콜릿을 통해 푸근한 정을 느끼고 서로에게 감사해 하는 마음의 여유를 가질 줄 안다.
「초콜릿 한조각」의 의미가 언제부턴가 메말라 버린 한국. IMF시대에서 잃어버렸던 과거의 소중한 의미들을 되찾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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