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한파로 대량감원의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여성직장인들은 자신들이 주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속에 하루하루를 넘기고 있다.4일 한국여성민우회에 따르면 지금까지 성추행, 성희롱, 승진차별 등이 주종을 이뤄왔던 여성직장인들의 상담내용이 지난 12월 이후 해고문제로 집중되고 있다.
각 기업들은 감원대상을 일반적으로 자녀를 둔 주부나 기혼여성, 장기근속 여사원, 고참 남자사원 등의 순으로 정형화하고 있다. 여직원을 해고하기 위한 회사측의 전략도 치밀하다. 회사는 1단계로 「7년이상 근속 여직원들이 감원대상인데 어차피 해고될 바에는 사직서를 내는 게 이익이다」는 사내여론을 의도적으로 조성한다. 2단계로 「처자식을 둔 남자직원보다 맞벌이 여직원이 양보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설득과 함께 약간의 위로금을 미끼로 내건다. 마지막 단계로 「일단 며칠안으로 사직서를 제출하라」고 통보한 뒤 「해고되면 위로금은커녕 다른 회사에도 취직할 수 없다」며 협박한다.
모 대형광고회사의 여직원은 『소속부서 직원 10명에게 이틀내로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통보가 내려왔는데, 8명이 여성이고 이중 7명이 기혼녀』라고 말했다.
여성민우회 관계자는 『감원의 기준과 절차가 합리적인지 따져보라고 충고하지만 회사의 생존여부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뾰족한 대응책이 없다』고 말했다.<김동국 기자>김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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