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지붕 일곱가족」이스라엘 우익연정이 새해 벽두부터 각료들의 잇단 사임 위협으로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극우에서 온건우익에 이르기까지 7개 정파가 동거중인 집권연정이 중동평화과정과 경제정책을 놓고 또다시 극한대결을 벌일 형세다.우선 문제가 된 것은 98년도 예산안. 당초 지난달 31일이 시한이었던 예산안 통과는 연정내 게셔당 당수인 다비드 레비 외무장관이 불만을 표시하면서 3월31일로 연기됐다. 레비 장관은 1일 『벤야민 네탄야후 총리가 98년 예산안에 빈민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기로 한 서면약속을 깼다』며 자신의 사임을 무기로 약속이행을 종용했다. 레비 장관의 사임위협은 일차적으로 연정내 각 정당의 성격과 이에따른 이해 갈등 때문이다. 게셔당은 빈민층이 주류인 북아프리카 태생 유대인을 세력기반으로 하는 반면, 네탄야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부유한 유럽계 유대인을 중추로 하고 있다. 게셔당은 네탄야후 총리가 유럽계 유대인의 압력에 굴복, 게셔당의 기반을 잠식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이번엔 야곱 네만 재무장관이 레비 장관에 대한 반발사임 위협을 들고 나왔다. 네만 장관은 같은 날 『네탄야후 총리가 레비 장관의 위협에 굴복하면 사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탄야후로서는 진퇴양난의 상황이다. 5석을 가진 게셔당의 요구를 무시하면 연정탈퇴로 이어져 정권이 위험상태에 놓이게 된다. 현재 우익연정은 총 120개 크네셋(의회) 의석 중 66석을 유지하고 있는 형편이다.
연정내 불화는 3일 이츠하크 모르데차이 국방장관이 요르단강 서안에서의 추가 철군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사임하겠다고 경고해 더욱 심화하고 있다. 그의 조건부 사임 선언은 네탄야후 총리의 운신폭을 더욱 제약할 전망이다. 철군에 반대하는 연정내 강력한 극우세력과 철군을 지지하는 온건파 및 미국의 압력속에서 모두를 만족시키는 해법을 도출하기는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레비장관이 4일 전격적 사임의사를 밝힘으로써 연정은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배연해 기자>배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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