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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불린 비대위 ‘경제설계사’ 면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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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불린 비대위 ‘경제설계사’ 면모

입력
1998.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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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기구개편·정리해고 등 장단기 과제설정 대책마련/일부선 ‘비대위’ 걱정도「12인 비상경제대책위원회」가 기구확장과 역할강화를 통해 경제위기 극복을 주도하는 「작전사령부」로서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비대위는 당초 국가부도사태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서둘러 구성, 심야에 긴급 회의를 갖는등 마치 「임시 야전군사령부」처럼 운영돼왔다. 하지만 새해들면서 비대위는 단독 사무실을 마련하고 각부처 과장급들 중심의 실무기획단에 국내외 금융기관 임원과 학자등이 참여하는 자문위원회까지 구성하는등 본격적인 진용을 갖췄다.

비대위는 특히 국제통화기금(IMF)체제에 따른 대외신인도회복과 외환위기극복등의 현안과제 이외에 새정부의 경제기구개편작업을 사실상 주도하고 5개년 경제마스터플랜을 작성하는등 역할을 한층 더 강화할 방침이다.

비대위의 한 관계자는 『비대위의 역할은 업무의 연속성 측면에서도 새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로 연결될 수 밖에 없다』며 『경제마스터플랜은 대외신인도를 회복하고 수출을 활성화, 기업경쟁력을 높이고 국민생활을 안정시키는 데 중점이 두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가 설정한 과제들에는 장·단기 경제현안이 거의 대부분 망라돼 있다. 당장 추진할 과제는 10일께 미국 일본과 유럽연합(EU)등에 외자유치단을 파견, 국제금융시장의 협조융자(신디케이트론)를 얻어내는 것. 비대위는 이를 위해 3일 비대위 전문위원에 내정된 정인용 전 경제부총리와 실무기획단의 이희수 재경원과장을 미국에 선발대로 급파했다.

비대위는 또 정리해고문제와 관련, 노·사·정 합의도출을 위한 별도 보고서를 작성해 앞으로 구성될 노·사·정협의체에 건의하는등 전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설정할 방침이다. 이에대해 비대위의 김대중 대통령당선자측 대표인 김용환 부총재는 『지금 당장은 부실금융기관들에 대한 정리해고가 급하지만 앞으로 전산업계에 대한 정리해고가 불가피하다』며 『다만 고통분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이 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밖에도 IMF협정 이행요건 실천 및 이와 관련된 법률 재·개정, 예산 전면재조정 및 2월 임시국회 추경예산안 확보문제등을 폭넓게 논의할 계획이다.

그러나 비대위의 이같은 의욕적인 활동에 대한 곱지않은 시각들도 있다. 김당선자측의 한 관계자는 『비대위는 대통령직 인수위와 달리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마구잡이로 기구와 업무영역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비대위의 「비대화」에 우려를 표시했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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