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기준 회계·공시제 등 도입통해/무디스·S&P평가 국가신인도 올려야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와 S&P(Standard&Poors)가 부여할 다음 신용등급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들의 평가가 한국의 국가신인도와 외환사정을 좌지우지 하기 때문.
양대기관의 평가가 위력을 발휘한 것은 지난해말. 안정을 되찾아가던 환율은 지난달 22일 한국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 수준인 Ba1급으로 떨어뜨린다는 무디스사의 발표가 있은 직후 순식간에 1,700원대를 넘어섰다. 정크본드는 「투자위험이 높아 주의가 요구되는 수준」. 다음날 S&P사도 신용등급을 떨어뜨리자 환율은 2,000원대마저 돌파했다. 주식시장도 곤두박질 쳤다.
지금은 IMF와 G7국가들의 조기지원과 국제금융기관들의 대출 만기연장으로 일단 국가부도 위기는 넘긴 상태. 따라서 일각에서는 무디스나 S&P가 이달안에 평가등급을 상향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회의적 견해도 많다. 현상태가 단기적 부도위기를 넘긴 것일 뿐 근본적으로 경제전망이 밝아진 것은 아니기 때문. 한 은행관계자는 『1∼2개월내에 신용등급이 오르기는 쉽지 않다』며 『올 2·4분기를 등급반전의 포인트로 본다』고 말했다.
신용등급이 지난해 초의 A1급(양호)으로 회복하는 데는 최소 2년은 걸릴 전망이다. 무디스나 S&P의 평가관행이 보수적일 뿐 아니라 「1년에 1∼2등급 상승」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1920년부터 1996년까지 1만4,000개 대상에 대한 무디스의 신용평가등급 변화 분석에 따르면 1년내에 Ba급(Ba1)에서 A급(A1)으로 올라갈 가능성은 0.44%에 불과하다. 신용평가기관들은 『내려가기는 쉬워도 올라가기는 힘든 게 신용등급』이라고 입을 모은다.
무디스나 S&P의 평가등급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의 국내 유입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IMF와 미국, 일본 은행들이 지원을 표명하고 있지만 일반투자자들은 양대기관의 평가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정크본드 수준에서는 투자대행사나 증권딜러들의 독자적 판단에 의한 투자도 크게 제약받게 된다. 해외채권 발행시 이들 기관의 평가등급은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엄청난 추가금리를 물거나 채권발행 자체가 불가능해 지기도 한다. 국은경제연구소 장광열 책임연구원은 『이들 평가기관의 신용등급을 높이려면 국제기준의 회계처리와 공시제도 도입 등을 통해 평가 기초자료에 대한 불신을 줄여야 한다』며 『정부와 기업의 정책적 일관성과 투명성 제고도 신인도 제고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강조했다.<배성규 기자>배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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