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눈에 들거나 시간지나면 승진하는 연공서열 인사제 놔두면 행정효율성 요원”지방행정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각 지자체에서 94년부터 실시중인 전문연구직제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주로 행정 교통 통상분야에 근무하는 전문가들은 신분이 보장되지 않고 공직사회의 경직된 사고와 비효율적인 운영으로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전남도의 경우 94년이래 6명의 박사가 일해왔으나 현재 2명으로 줄었다. 공채로 공직에 발을 디딘 이들중 4명은 계약직(3년)신분에 불안감을 느낀데다 연구비부족 등 열악한 여건으로 대학교수 등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근 전남도에서 퇴직한 설재록(49) 박사는 『행정기관의 배타적이고 보수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고급두뇌집단이 활용되지 못한다』며 『지역특색에 맞는 새로운 정책을 개발해도 모험을 싫어하고 실패를 두려워 하는 관행 때문에 실행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털어놨다. 설박사는 『현재의 전문직제도는 좋은 설계도가 있으면서도 설계대로 집을 짓지 않은 꼴』이라며 『전문직을 과감히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남도 김준성(38) 박사는 『공무원들이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비능률적인 조직구조를 개선하고 전문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연봉제 도입 등 공직사회의 능률성 제고를 위한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박사는 『현재 공직사회는 정형화한 조직구조 속에서 부서별 업무량의 차이가 많은데도 인원은 비슷한 모순을 안고 있다』며 『획기적인 인사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주민들의 욕구는 날로 다양해지는데 공무원의 사고방식과 조직은 변하지 않아 시대에 뒤쳐지고 있는 것이 다. 『한번 잘해 단체장의 눈에 들거나 시간이 지나면 연공서열에 따라 승진하는 인사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발상은 어불성설』이라는 어느 고위공직자의 자괴감섞인 실토가 개혁의 필요성을 잘 말해준다.<김종구 기자>김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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