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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구조개편 “둑 터졌다”/제일·서울은 감자후 공매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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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구조개편 “둑 터졌다”/제일·서울은 감자후 공매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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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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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서 정상화 탈바꿈 “생존사투”/짝짓기·군살빼기에 감원 태풍도정부가 2일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에 대해 이달까지 감자와 출자를 끝내고 이르면 2월중 공개매각하기로 발표함에 따라 금융권의 「구조개편」이 거센 급류를 타게 됐다. 두 은행의 변신이 은행권은 물론 전 금융권의 엄청난 판도변화를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서울은행은 앞으로 2개월내에 점포축소와 감원(정리해고), 부실채권의 정리 등을 통해 부실을 털어낸뒤 외국금융기관에 넘어가 경영이 정상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두 은행이 대손충당금과 유가증권평가손을 1백% 쌓은 상태에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출 수 있도록 출자하고, 각각 1조∼2조원에 이르는 나머지 부실채권도 전량 매입해 줄 예정이다.

나머지 은행들은 이에 따라 「짝짓기」 「조직슬림화」 등을 단행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당국의 감독이 대폭 강화하는 한편 무서운 경쟁자들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는 국제통화기금(IMF)과의 합의에 따라 3월말까지 모든 은행에 대한 자산부채를 실사,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8%를 넘지 못하는 은행에 대해서는 5월15일까지 자본확충계획서를 제출받는다. 이를 토대로 6월말께 A,B,C등급으로 나눠 C등급을 받는 은행에 대해서는 인수·합병(M&A) 업무양도 등을 명령하게 된다.

더구나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감자명령권 등 감독당국의 칼날은 날카로워져 부실여신이 많거나 BIS비율이 8%를 넘지 못하는 은행으로서는 뼈를 깎는 자구노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또 3월부터는 외국은행과 증권사의 현지법인 설립이 허용돼 경쟁자가 늘어난다. 기존 조직과 영업기법 등으로 이들을 이겨낼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외국은행들이 국내 증권사나 종합금융사를 인수, 선도은행이나 투자은행이 될 경우 업계의 판도는 크게 달라질 게 확실하다. 현재의 선발은행조차 후발로 밀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은행끼리는 물론 증권 종금 등과의 짝짓기, 특정분야에 주력하는 특화전략 등으로 국내 금융산업이 빠르게 재편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일 경우 금융산업 구조조정 작업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다. 정부는 이미 시중은행끼리의 합병시 선도은행(리딩뱅크)으로 육성하고, 증권사와 종금사가 합병하는 경우 투자은행화해 취급업무를 대폭 늘려 주는 등의 구조조정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구조조정작업에서 예상되는 또 다른 파장은 대규모 감원사태. 정부는 조만간 금융기관에 한해 정리해고가 가능하도록 관계법령을 고치겠다고 했기 때문에 감원바람은 제일·서울은행을 시작으로 은행권 전체로 확산될 전망이다.

외국인이 2개의 시중은행을 인수할 경우의 부작용도 아주 클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이 외국금융기관에 급속히 잠식되는 계기를 마련하고 각종 기업관련 정보의 대외유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정희경 기자>

◎감자후 공매되면/기존주주들 재산상 손실 불가피/정부 “예금주 절대보호” 밝혀 불안감 해소

정부가 이달초 제일·서울은행에 대한 현물출자에 앞서 자본금 감액조치에 들어가면 기존 주주들은 소유주식이 크게 줄어드는 재산상의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대주주들은 특히 정부가 감자후 신주를 발행, 제3자에게 매각할 경우 재산상 손실과 함께 대주주의 지위도 상실하게 된다.

감자는 주주들의 주식을 일정비율에 따라 소각하는 주식소각, 여러 주식을 하나의 주식으로 합하는 주식병합, 주식의 액면가를 줄이는 방법등이 있으나 이번엔 주식소각이나 병합의 방식이 채택될 전망이다. 예컨대 1대 2의 비율로 소각 또는 병합하게 되면 10주가 5주로 줄어들게 돼 절반의 주식이 없어지는 셈이다. 특히 이번 감자조치후 발행되는 신주는 새로운 주인에게만 매각될 예정이어서 기존 주주들은 감자후 신주인수권도 없다.

정부는 아직까지 감자비율을 정하지 않아 기존 주주들이 얼마나 손실을 입게 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감자비율이 일률적으로 정해질지, 경영상의 책임이 큰 대주주의 주식을 전액 또는 더 큰 비율로 감자할지도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는 그러나 『기존 주주에게 정부출자로 인해 오히려 이익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므로 일정 범위내에서 주주에게 기존 부실경영의 결과로 나타난 손실의 부담을 지우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밝히고 있어 일단 기존 주주는 모두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경영정상화조치로 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 기존주주들은 손실을 약간이나마 만회할 수도 있다.

이들 은행에서 대출받고 있는 거래기업들은 앞으로 경영권이 외국인에게 넘겨지면 대출심사가 더욱 엄격해져 재무상태가 나쁠 경우 대출금의 일부 또는 전액을 회수당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의 예금자들은 정부가 『어떤 경우에도 예금주의 재산이 보장될 것』을 밝히고 있어 손실을 입지 않을 전망이며 오히려 은행 경영의 정상화로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다.<유승호 기자>

◎인수 누가 어떻게/외국은+국내재벌 컨소시엄 예상/인수자금 2억∼3억달러 정도면 충분할듯

2억∼3억달러만 있으면 외국자본이 제일은행이나 서울은행을 인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자와 저주가 고환율등 「가격호재」들은 외국인들의 두 은행 인수비용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감자비율과 출자금액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소 50%만 감자하더라도 두 은행의 납입자본금은 현 8천2백억원에서 4천1백억원으로 줄어든다. 출자의 경우 정부는 당초 두 은행에 각각 1조1천8백원의 현물출자를 계획했으나 ▲대손·주식평가 충당금을 1백% 적립하고 ▲부실채권 추가매각시 매매손이 늘어나는등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8%를 맞추려면 출자금액은 1조5천억원 안팎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감자 및 정부출자를 마친 후의 납입자본은 약 2조원에 달하고 이 때 정부지분율은 75∼80%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두 은행의 주가는 1천7백원선, 환율도 달러당 1천7백원대다. 지금의 주가·환율이라면 외국인이 정부지분을 모두 인수하는데 3억달러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외국인으로선 굳이 정부지분을 전량 인수할 필요는 없다. 따라서 안정적 경영권행사를 위해 자신은 51%만 인수하고 나머지 25∼30%는 국내재벌이 갖는 「외국은행+국내재벌」컨소시엄이 예상된다. 재벌 역시 현 경영여건상 단독인수가 어렵기 때문에 외국자본을 합작파트너로 끌어들일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외국인의 인수가격은 2억달러면 충분하고 한미은행처럼 삼성, 대우,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등 「2개 국내재벌+1개 외국은행」 컨소시엄이라면 1억달러만으로도 가능하다. 감자후 주가가 오르고 환율이 안정되더라도 3억달러면 인수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란게 금융계 분석이다.

현재 제일은행은 미국 씨티은행이, 서울은행은 미국 체이스 맨해튼은행과 영국의 홍콩 샹하이은행등이 유력한 인수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국내 재벌은 1개이상 은행에서 대주주가 될수 없기 때문에 삼성 대우(이상 한미은행) 현대(강원은행) 롯데(부산은행) 한화(충청은행) 금호(광주은행)등은 제일·서울은행 인수를 위해선 기존 소유은행지분을 처분해야 한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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