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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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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8.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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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처가 영국총리가 됐을 때 프랑스 사람들은 『또 영국인에게 한 발 늦었다』며 땅을 쳤다. 강대국 중 여성 정부수뇌가 처음일 뿐 아니라, 그것은 여성총리를 가질만큼 영국인의 사고가 유연하고 영국사회가 성숙돼 있다는 뜻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여성총리 1호」실험이 성공하느냐의 여부는 이제 영국사람 전체의 명예가 걸린 일이 됐다. 영국인은 일치단결해 대처를 지지하고 따랐다. 포클랜드전쟁에 승리했고, 「영국병」을 고쳐 세계에서 제일 튼튼한 경제로 재건했다. 국민 에너지를 통합하는 데 대처의 리더십이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여성지도자의 미덕은 구성원을 자식처럼 여겨 목숨 걸고 보호하는 모성본능에 있다. 장칭(강청)이나 이멜다 마르코스처럼 남편의 눈을 가리고 권력에 탐닉하다 나라를 망친 경우도 있지만, 인디라 간디나 골다 메이어 같이 성공적으로 국정을 이끌어 나간 예를 자주 볼 수 있는 것은 이같은 희생적 지도력에 연유하는 것인지 모른다. ◆지난해 말 우리 여성계에는 몇가지 즐거운 소식이 있었다. 처음으로 여자생도를 뽑은 육군사관학교의 용단을 기다렸다는 듯이 전체수석을 여학생이 차지했다. 의사국가고시 수석합격자와 사법연수원수료 연수생의 임관서열 1, 2위를 여성이 휩쓸었다. ◆위기의 순간에 모성본능이 작동하는 것처럼, 나라가 어려울 때는 사회의 안전과 평화를 지키려는 각계 여성지도자의 노력이 남성보다 오히려 더 강한 힘을 낼 수 있다. IMF시대에 전문지식 사회에 이처럼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것은 축복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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