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동료·후학들 문집펴내/“체온없는 종이가 어찌 아빠를 대신하랴마는…”『나연아 나경아, 체온없는 종이가 어찌 아빠의 넓고 따뜻한 가슴을 대신하랴만, 이 글들을 읽고 아빠를 너희들 가슴에 담으렴. 아빠는 항상 너희 곁에서 요정처럼 지켜주실거야』
요절한 천재교수의 선·후배와 제자, 동료들이 고인의 두딸을 위해 착하고 고결했던 인품을 칭송하는 글을 모아 책으로 엮었다.(본보 97년 3월30일자 39면 보도)
서울대 경제학부 유근관 이창용 교수는 지난해 3월 연구에 몰두하다 38세로 짧은 생을 마감한 같은 학과 고 김태성 교수 추모문집 「나연, 나경에게」를 지난달 31일 출간, 고인의 두 딸 나연(9), 나경(7)양에게 전했다. 두 딸이 아빠의 훌륭했던 인품을 이어받아 밝고 건강하게 자라주기를 바라는 뜻에서다.
문집에는 두 딸 앞으로 보내는 편지형식의 글과 고인을 추모하는 수필, 조문 등 50여명이 쓴 글이 담겨있다.
한 교수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잃고 훌륭하게 자란 다른 아이들의 얘기를 써 자매들을 격려했고 다른 이는 「아침에 꽂았던 머리핀까지 기억하는」 고인의 딸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자상함을 전했다. 한 대학원 여학생은 나연양 자매에게 아빠의 아름다운 모습을 설명한 뒤 『강하고 밝게 자라 너희의 따뜻한 마음으로 엄마와 주위 사람들을 안을 수 있게 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동료교수는 『좋은 연구업적이 많다는 말은 들었지만 정작 그를 처음 본 순간 특유의 매력과 생기, 해맑은 미소에 홀딱 반했었다』고 애석해 했다.
또 경제학부의 한 원로교수는 『김교수는 나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학문연구에 몰입하면서도 인간다움을 지녔었다』고 추모했다.
추모집 편집책임을 맡았던 이교수는 『고인은 선배면서도 때론 친구이자 스승이기도 했다』며 『이제야 고인에게 진 빚의 일부나마 갚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책의 출판을 맡은 범문사는 5백부 출판비용을 받지 않았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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