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공 서울대 상·하위과 ‘양극화’지난달 31일 마감된 62개대 정시모집에서는 복수전공제 도입에 따라 서울대의 양극화(상위권학과 약세와 하위권학과 강세)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서울대 하위권학과의 경쟁률이 지난해보다는 낮아지면서 연세·고려대 인기학과의 지원율은 급상승했다.
서울대는 법학 1.44대 1, 영문 1.33대 1, 의예 1.63대 1, 건축 1.26대 1 등 상위권학과의 경쟁률이 낮은 반면 윤리교육 8.21대 1, 지리교육 6.86대 1, 농업교육 14.45대 1, 식물생산 6.38대 1 등 하위권학과의 지원율은 높았다. 이는 서울대가 올해부터 복수전공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상위권학과의 복수전공을 노리고 하위권학과에 지원한 수험생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입시에서도 이 제도 도입사실이 미리 알려지면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서울대 하위권학과의 경쟁률은 주로 2∼3대1로 지난해 3∼4대 1보다는 낮아졌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 따라 복수전공제라는 유인에도 불구하고 취업이 쉽지 않은 비인기학과에 대한 선호도가 낮아진 결과이다. 또 정권이 바뀌면서 입시방식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 수험생들이 재수를 기피, 안정지원했다는 분석도 있다.
서울대 하위권학과의 지원자가 줄면서 연·고대 상위권학과에는 350점 전후의 수험생들이 많이 몰렸다. 이로 인해 연세대의 상경 3.65대 1, 의예 6.38대 1, 고려대의 행정 8.62대 1, 의예 4.11대 1 등 인기학과의 경쟁률이 치솟았다.
「가」군인 고려대가 서울대와 같은 「나」군으로 분할모집한 법학은 서울대와의 복수지원이 불가능한데도 경쟁률이 4.51대 1까지 올라갔다. 홍익대 미대도 올해 처음 서울대와 같은 「나」군으로 분할모집해 7.18대 1의 높은 경쟁률을 유지했다.
연·고대 하위권학과 경쟁률은 두대학이 속한 「가」군에 지원할만한 중상위권대가 많아 지난해 수준을 약간 밑돌았다. 성균관대 2.99대 1 등 「가」군에 속한 중상위권대들도 같은 이유로 경쟁률이 낮았다. 주로 「나」∼「라」군에 속해있는 중하위권대에는 「가」군의 중상위권대에 응시한 수험생들이 대거 복수지원했다. 특히 중하위권대 가운데 상대적으로 인기가 높은 「나」군의 동국대(6.65대 1), 「다」군의 건국대(5.23대 1)와 아주대(11.08대 1), 「라」군의 세종대(23.5대 1) 등에 지원이 집중됐다. 「가」군인 한양대가 「라」군으로 분할모집한 법학은 무려 14.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중하위권대 지원 수험생이 중상위권대에 복수지원한 점을 고려하면 지금의 경쟁률은 실제보다 배 정도 부풀려진 것으로 짐작된다.
여자대학의 경우 지난해와는 반대로 이화여대가 2.73대 1로 저조한 반면 숙명여대는 4.66대 1로 높았다. 또 「가」군에 속한 두대학보다 「나」군의 성신여대(5.62대 1), 「다」군의 동덕여대(6.5대 1),「라」군의 덕성여대(13.7대 1) 등이 훨씬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지방국립대는 IMF한파로 서울유학을 포기하는 수험생이 늘면서 사범계와 의예를 중심으로 크게 약진했다.<이은호·이동훈·이동준 기자>이은호·이동훈·이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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