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감한 개혁 부도 치욕딛고 지역맹주 복귀에르네스토 세디요(45) 멕시코 대통령과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소(66) 브라질 대통령. 97년 한해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이 두대통령은 98년에도 여전히 전세계가 주목하는 0순위 「뉴스메이커」이다. 82년 모라토리엄(대외부채지불유예)의 치욕을 감수해야 했던 두 나라가 10여년만에 중남미 경제블록을 선도하는 지역맹주로 화려하게 복귀했기 때문이다. 동남아 통화위기로 전세계가 몸살을 앓는 와중에서 두 나라는 착실한 경제성장을 계속했다.
12월1일로 6년임기의 반환점을 돌아선 세디요는 국가재건의 양축으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선언했다. 정치민주화가 전제되지 않는 한 경제민주화는 있을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미 예일대 경제학 박사출신의 시장경제론자가 민주주의 정치인으로 거듭나면서 멕시코 경제는 소생하기 시작했다. 멕시코는 94년 12월 페소화가 무려 65%나 떨어졌고, 주가는 44% 가치가 폭락하는 공황사태를 맞이했다. 집권첫달을 비참하게 시작한 세디요는 정치민주화로 뿌리깊은 부패구조를 근절하면서, 민영화와 긴축을 강도높게 추진했다. 516억달러에 달하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발판으로 1,200여개에 달하던 국영기업을 200개로, 10개은행을 외국자본에 매각하는 아픔도 감수했다.
제3세계 「종속이론」의 대표적 학자였던 카르도소는 철학·사회학박사로 20여년간 대학강단에 섰지만 92년 대통령에 취임하자 열렬한 시장경제·개방주의자로 변신했다. 그 결과 93, 94년 2,000%에 달하던 살인적 인플레가 지난해 10%대로 떨어졌고, 올해는 한자리 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10여개 국책기업을 민영화했고, 앞으로 3년간 560억달러규모의 국영기업을 매각할 계획이다. 두 대통령은 고통분담과 과감한 구조개혁의 정공법을 선택해 도탄에 빠진 민생을 살려냈다. 95년 ―6%에서 97년 7∼8%의 고성장을 일권낸 세디요나 브라질을 세계 10위의 경제대국으로 이끈 카르도소는 새해에도 아시아의 귀감이 되는 지도자가 될 것이 틀림없다.<황유석 기자>황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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