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 70여명과 “위하여”건배 화기애애 오찬/육해공 합동보고 통수권자 준하는 예우받아김대중 대통령당선자는 30일 계룡대를 방문, 육·해·공군 수뇌부로부터 보고를 받고 70여명의 장성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대통령 당선자가 계룡대를 방문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김당선자는 전날 서부전선 육군 부대를 방문한 데 이어 내년초에도 해군 공군 한미연합사를 잇달아 찾아가는 등 안보에 역점을 두는 모습을 보일 예정이다.
이날 계룡대에서 김당선자는 『나는 군을 지휘할 뿐 아니라 보호하는 동지가 될 것』이라며 군장성들에게 친밀감을 한껏 표시했다.
용산 헬기장에서 육군 헬기에 탑승, 계룡대에 도착한 김당선자는 헬기 이착륙장에서 도일규 육군참모총장으로부터 경례와 함께 영접을 받았다. 자신도 거수 경례로 인사를 받은 뒤 김당선자는 유삼남 해군참모총장, 이광학 공군참모총장과 합류, 승용차 편으로 계룡대 본관으로 향했다. 본관 앞에서는 계룡대의 준장급 이상 3군 장성 70여명이 부동자세로 김당선자를 맞았다. 총 120여개의 「별」이 도열한 것이라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김당선자는 이어 계룡대 대회의실에서 육·해·공군으로부터 합동보고를 받았다. 군당국은 김당선자가 공식 취임한 군통수권자는 아니지만 사실상 이에 준하는 최대한의 예우를 하기 위해 고심했다는 후문이다.
김당선자는 3군에 각각 질문을 던지며 관심을 표시했다. 김당선자는 도일규 육참총장에게 『신세대 병사들을 관리하기 위한 방안이 있는가』라고 물었고 공군측에는 훈련된 조종사의 높은 이직률에 대한 대책을, 해군에는 가족과 떨어져 있는 함상 요원들에 대한 배려를 질문했다.
김당선자는 브리핑을 받은 뒤 인사말을 통해 자신의 안보관, 군개혁 방안등을 소상히 설명했다. 그는 먼저 지난 대선에서 군이 보여준 정치적 중립의지를 『획기전인 발전』이라고 평가하고, 『이 자리를 빌려 군이 다시 정치에 악용되거나 개입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김당선자는 이어 『민주주의와 안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서구와 국제통화기금(IMF)이 우리를 부도내지 않은 것은 첫째는 50년만의 정권 교체를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고, 둘째는 우리 안보가 갖는 국제적인 중요성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안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한미 관계』라며 『주한미군은 동북아 발전에 기여하고 있으며 통일이후에도 존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당선자는 특히 『승진해야 할 사람만이 승진하는 풍토를 만들겠다』며 군 인사의 공정성을 강조하고 『정보화 사회에 새 일자리가 많은 만큼 전역후 직업문제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군심을 다독거렸다.
계룡대 장성식당에서 가진 오찬은 사흘간 고아낸 꼬리곰탕을 메뉴로 웃음이 간간이 터져나오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3군 총장은 차례로 적포도주잔을 들어 『위하여』 『축배』 『건배』라는 다른 구호로 건배를 제의했다. 김당선자는 건배후 3군 총장이 『위하여』라는 구호를 똑같이 쓰지 않은 것은 군사 문화적 건배 구호에 대한 김당선자의 생각이 어떤지를 몰랐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 『「위하여」는 좋은 말같으니 앞으로 계속 사용하자』고 말해 웃음을 불렀다. 김당선자는 이어 『나라를 밝히는 별이 될 것』을 당부한 뒤 『위하여』라는 구호로 건배를 선창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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