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으로 가는 디딤돌 ‘야망’마지막 홍콩총독 크리스 패튼(53)이 내년에 민선으로 바뀔 런던시장에 출마할 뜻을 밝혔다. 프랑스 남부 별장에서 홍콩반환 회고록을 집필중인 패튼은 30일자 더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보수당이 경선으로 시장후보를 정한다면 해볼만한 매력이 있다』고 정계복귀 의사를 밝혔다.
내년 5월 주민투표에서 민선시장제가 채택되면 런던시장 자리는 파리시장이나 뉴욕시장처럼 대권으로 가는 유력한 디딤돌이다.
올해 7월 말많던 홍콩반환 협상을 말끔하게 마무리지은뒤 브리타니아호를 타고 홍콩을 떠날 때부터 그에게는 영국 대권도전설이 따라다녔다. 옥스퍼드대를 나와 66년 보수당에 입당, 89년 환경부장관을 지냈고 92년 4월 보수당 의장으로서 총선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존 메이저 전총리가 『차기 총리감』이라고 「존심」을 실어주었던 정치입지 때문이다. 92년 7월 홍콩총독 부임도 총선승리 일등공신이면서도 자신은 선거구에서 낙선한데 대한 보상과 정치력이 크게 요구되는 반환업무를 맡아달라는 기대가 함께 실린 것이었다.
5년간의 총독시절 반환을 둘러싼 격렬한 시위나 폭동 등 큰 혼란이 없었고 범죄가 줄었으며 경제가 30%가량 고성장했다는게 그의 자랑이다. 노동당 토니 블레어에게 정권을 내주고 기가 죽어있는 보수당에는 당내 좌파를 중심으로 총독의 본국상륙 대망론도 상당하다. 36세인 보수당 당수 윌리엄 헤이그를 겨냥해 『우파 민족주의적이고 반유럽적인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비난하기도 해 그가 당권을 잡으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는 관측도 무성하다.
홍콩에서 펑딩캉(팽정강)이란 중국이름을 얻은 패튼은 타임스와의 회견에서 『헤이그가 당을 오래 지도할 것』이라며 중국이름처럼 짐짓 보수당의 「안정강녕」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에게 차기 총리에 대한 욕심이 있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 앞으로 그의 발걸음이 주목된다.<신윤석 기자>신윤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