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노씨 사면조치 등 화합조치 동의했지만 정확한 진상규명 등 기본원칙은 변함없어”「80년 광주의 5월」은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차기 정부가 꼭 넘어야 할 산이다. 대통령 당선자가 확정된 19일 광주 망월동 5·18묘지를 참배한 수천명의 행렬은 이를 증명했다.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단체들은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 이미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면에 동의하는 등 화합에 필요한 사인을 보냈다.
그러나 5·18기념재단, 5·18광주민중항쟁연합회, 5·18광주민중항쟁운동유족회 등은 대선 이후에도 화합의 큰 물줄기는 존중하면서도 진상규명, 국가유공자 예우 등 광주해결의 기본원칙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유족회 정수만회장은 『차기 정부에서는 무엇보다 우선 5·18의 실상을 전 국민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며 『이에 대한 규명없이는 광주의 아픔은 영원히 국민통합의 숙제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노씨 등 관련자 처벌로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법적인 조치는 이뤄졌지만 진상규명은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정회장은 이와 관련, 『국가가 공소권 유지를 위해 작성한 20만쪽의 조사기록조차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족회는 진상 규명을 위해 광주의 실상을 상세히 알고 있는 민간단체가 정부와 함께 민관위원회 등을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진상규명작업이 시작되면 우선 행방불명자들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정회장의 생각이다.
정회장은 최근 전·노씨 사면에 대해서는 『사면에 원칙적으로 동의는 했지만 나와서 사과 한마디 없이 경제위기 극복 운운하는 것에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강력하게 문제삼지는 않겠다는 것이 5·18단체들의 대체적인 기류다. 두 사람의 발언을 규탄하는 구체적 행동이나 플래카드 등이 눈에 띄지 않은 것도 작은 변화다.
5·18 단체들은 전·노씨 출감 당일 『국민대통합의 차원에서 이미 사면에 동의한 만큼 두 사람의 오늘 출감은 예상했던 일』이라며 『전·노씨도 겸허한 마음으로 국가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야 할 것』이라는 수준에서 입장을 정리했다.
정회장은 『두 사람이 개인적으로 망월동을 참배한다면 이를 막지 않겠다』면서도 『하지만 정치권이 이해관계에 따라 정략적으로 5·18을 이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이상연 기자>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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