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간 무료교육 ‘인술메카’ 뜬다/학생전원에 PC·아파트형 기숙사 제공/상위 10%는 별도장학금…해외유학도「6년간 납입금을 단 한 푼도 받지 않고 의사로 길러내는 대학」 최근 교육부로부터 대학 설립인가를 받은 가천의과대학교가 내놓은 파격적인 교육방침이다. 가천의대는 특히 2인1실의 아파트형 기숙사를 학생 전원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입학성적 상위 10% 이상의 학생들에게 「길(길)장학금」을 지급하는 한편 석·박사 학위 취득 후에는 교수로 임용하기로 했다. 또 학생 전원에게 개인컴퓨터를 지급하고 해외 자매결연대학에 유학기회를 부여하는등 국내 대학교육 사상 최고 수준의 혜택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일반 대학에서는 상상도 하기 어려운 이같은 대폭적인 혜택은 전국에 7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법인 「길병원」그룹의 첨단 의료수준과 탄탄한 재력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 강화군 길상면에 소재한 가천의대 캠퍼스(3만평)에는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대학본부, 강의동, 기숙사, 학생회관등 마무리작업이 한창이다.
■문제 중심의 교육
가천의대는 국내 일반대학들은 물론 의과대학들도 「주입식교육」체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따라 국내 의대들이 양질의 학생들을 모집하고도 졸업할 때 쯤에는 같은 기간동안 교육을 받은 외국의 학생들보다 응용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측은 「문제 중심의 교육」을 최우선 교육방침으로 설정해놓고 있다.
제시된 상황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점을 파악하고, 그 문제점들을 해결하면서 의학적 지식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익히고 의학적 진단및 의사 전달기술을 개발해 앞으로 의사가 됐을 때 유사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학교측은 전통적인 학급 단위및 강의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소그룹 단위로 이뤄지는 토론 중심 교육을 활성화할 방침이다.
■멀티미디어 의료인 양성
세계화·정보화 시대에 부응하기 위해 입학생 전원에게 개인용 컴퓨터를 제공해 사이버(Cyber) 인술인으로 양성하겠다는게 가천의대의 또 다른 교육목표다.
학교측은 이를 위해 첨단 어학실습실과 멀티미디어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원격화상강의방식을 활용, 대형화면을 통해 국내외 우수 교수진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방식도 과감히 도입할 방침이다. 대학은 또 계절어학 특별연수를 실시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길병원은 이미 병원내 각 의국을 연결하는 인트라넷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구축해놓고 있다. 특히 인트라넷전문업체인 웹인터네셔널사와 함께 (주)웹메디칼을 설립, 전세계 어디에서든 컴퓨터를 통한 진료및 치료가 가능하도록 하는 사이버메디칼시대를 열고 있다.
가천의대의 기초의학연구와 길병원의 임상연구, 첨단 인트라넷 기술등 3자를 접목시켜 21세기 의료계를 선도해나간다는게 재단의 계획이다.
■국제화 교육
가천의대는 우선 재학생들의 어학능력을 국제적 수준으로 향상시키기 위해 박사 학위를 소지한 외국인 교수들을 초빙해 24시간 교내에 상주시키면서 학생들에게 수시로 어학을 지도토록 할 방침이다.
또한 세계 유수의 의과대학및 의료인들과 학문을 교환하는 동시에 국제학술교류및 세미나등 학술활동을 전폭 지원해 학생들을 국제적 인술인으로 양성한다는 계획이다.
길병원·가천의대측은 이미 미국의 토마스제퍼슨의과대학, 시카고의과대학, 중국의 톈진(천진)의과대학, 베트남의 비엣티엡병원등과 자매결연을 맺어놓고 있으며 러시아의 국립 모스크바 의과대학과는 내년 3월 자매결연 조인식을 갖는다.
가천의대는 앞으로 일본, 유럽 등지로 자매결연 대학들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세계적 수준의 실험실습실
가천의과대학의 모태인 의료법인 길병원은 심장센터, 여성클리닉센터, 안센터, 응급의료센터등을 운영하는 국내 굴지의 의료재단이다.
대학은 이들 전문클리닉센터들을 의학교육의 현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들 시설을 통해 의료인으로서 완벽에 가까운 실무를 습득토록 한다는게 대학의 기본방침.
대학측은 또 가천문화재단, 가천박물관, 가천인력개발원등 병원재단의 기존 시설을 활용, 박애·봉사·애국정신을 갖춘 「참 의료인」을 육성키로 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신입생 모집요강/정원 40명 인문계도 응시가능/1월6일 접수마감… 20일 면접고사
가천의대 1기생이 될 98학년도 신입생 정원은 모두 40명.
입시전문가들은 이 대학이 내걸고 있는 파격적인 교육조건에다 어느 의과대학보다 졸업 후의 진로가 넓어 전국 각 고교에서 수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학측은 내년 1월 6일까지 원서를 접수하며 1월 20일 예비소집및 면접고사등을 실시하고 2월 2일 합격자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천의대 지원자격은 고등학교 졸업자및 98학년도 2월 졸업예정자, 고교 검정고시 합격자로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자연계열 또는 인문계열 중 어느 계열로 응시했어도 지원할 수 있다.
가천의대는 전형일자군(본고사및 면접고사)이 중복되는 타 대학「다」군에는 이중으로 지원할 수 없으며 이를 위반했을 경우 합격하더라도 무효로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문의:가천인력개발원 입학전형관리본부(032)8340141∼4.
◎모태 ‘길병원’은 어떤곳/전국 7개병원 소유 ‘의료그룹’/개원 40년… 몽골 등 무료진료도 활발
가천의대의 모태인 길(길)병원은 전국에 7개병원과 10개 전문의료연구기관을 갖추고 있는 국내 굴지의 의료기관으로 꼽히고 있다.
1958년 「자성의원」으로 출발한 길병원은 40년만에 총2,500병상에 전문의 215명, 수련의 264명을 비롯, 총3,000여명의 직원들을 두고 있는 의료기관으로 성장하는등 한국 의료사의 축소판으로 평가받고 있다.
길의료재단은 인천 중앙길병원, 동인천길병원, 철원길병원, 남동길병원, 양평길병원, 백령길병원등 인천 철원 양평등지에 병원망을 갖췄으며, 양한방 접목의술을 응용하고 또 개발하기 위해 동국인천한방병원도 운영하고 있다.
길병원은 다른 병원들과 달리 의료취약지의 병원을 인수하거나 설립해온게 특징이다.
정부시책으로 양평에 지어진 의료취약지 병원을 아무도 인수하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82년 전격 인수를 발표했으며 88년에는 접적지역인 철원에 병원을 세우고 95년에는 남한 최북단인 백령도에서 병원을 인수하는등 잇따라 의료계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길병원은 특히 「불치의 벽」에 도전하기 위해 심장센터 여성클리닉센터 치과센터 안센터 응급의학센터 산업의학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 성인병연구소 척추신경치료연구소 의료전산개발센터등 전문연구소들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길병원의 의료활동은 국내를 벗어나 해외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중국을 비롯, 베트남,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몽골등지에서 무료진료는 물론 심장병 또는 얼굴기형 환자들을 초청해 무료진료및 무료수술을 실시해주고 있다.
◎인터뷰/이길여 이사장/“주입식 아닌 토론교육으로 일류의대 육성”
『가천의대는 21세기 초반이면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의과대학으로 부상하게 될 것입니다』
가천의대 이길여 이사장은 오래전부터 의과대학을 세우기로 마음먹고 대학설립 세부 절차 하나 하나씩을 진두지휘해왔다. 까다로운 대학설립 요건 때문에 어떤 때는 아예 포기할까 하다가도 다시 마음을 돌려 정면돌파하곤 했다는 이이사장은 지난 27일 교육부로부터 최종 설립허가를 따내고서야 한 숨 돌리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인천 중앙길병원 이사장실에서 이이사장을 만나보았다.
엄청난 애로에도 불구하고 의대 설립을 추진하신 이유는.
『당초 80년대까지는 전국 의료낙후지역에 길병원그룹을 건설한 다음 90년대 들어서는 교육사업에 전념해보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특히 제가 의과대학을 다닐 때부터 느꼈던 것이지만 우리의 교육방식이 주입식교육이어서 선진국의 학생들보다 응용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안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의대를 설립하려다 보니 부지물색에서부터 각종 시설과 교수진 확보등에 이르기까지 생각지도 못했던 난제들이 산적해있었습니다. 한가닥씩 문제가 풀려 최근에야 설립인가가 났습니다. 의과대학의 밑그림을 그렸다고나 할까요.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철학을 갖고 대학을 운영하실 계획이신지요.
『가천의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 최고수준의 의과대학을 목표로 하고있습니다. 전체 학생들에게 납입금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하고 고급아파트 수준의 기숙사를 제공하기로 한 것도 학생들이 세계 일류학생이라는 자긍심을 갖고 공부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다만 의술만을 믿고 도덕적 가치를 무시하는 기능인 배출은 절대 막을 생각입니다. 무료로 기숙사를 제공하되 병원등에서 일정시간 봉사하면서 그늘지고 소외된 이웃들의 아픔을 함께 하는등 덕목을 갖춘 참된 의료인을 양성할 계획입니다』
다른 의과대학과 어떻게 차별화하실 생각이신지요.
『가천의대는 21세기에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의료인들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의과대학들도 모태가 되는 병원들을 갖고 있지만 우리 길병원은 심장센터 여성클리닉센터 응급의학센터등 동양에서도 손꼽힐만큼의 기술을 갖춘 전문의료기관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고속회전성 관동맥 경화제거술, 소아심장부정맥치료, 심실개조술, 심장·폐 동시이식수술, 심근성형술등 난이도 높은 수술분야에서 아시아 또는 국내에서「최초 성공」이라는 기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가천의대생들은 이들 기관에서 충분한 실습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또한 해외 유수 의과대학에 연수시키는등 국제적인 의료인으로 키워나갈 것입니다』<황양준 기자>황양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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