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동본 금혼 위헌’ 받아낸 박미자씨/“평등 가로막는 법 더 없어야죠”『어떻게 「그렇게 구시대적인 법률이 있을까」했는데 이제야 없어져서 속이 다 후련하다』 「동성동본 금혼법 개정을 위한 피해자 모임」회원인 박미자(28·서울 성동구청 민원봉사실) 박흥순(30·서울 지하철공사)씨 부부는 지난 7월 헌법재판소의 동성동본 금혼 위헌 결정이 내려진 때를 잊지 못한다. 지난 95년 같은 처지의 부부 7쌍과 함께 어렵사리 동성동본 금혼조항 위헌 소송을 낸 지 2년만에 얻은 결과라 더욱 그렇다.
94년 결혼한 박씨는 96년 한시적으로 허용된 특례법을 통해 혼인신고를 해 『헌재의 결정이후 생활에 큰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남편 친구들이나 친척들이 격려 전화를 해줘 힘이 생겼다』고 말한다. 남편 박씨도 『모계와 부계의 혈족을 다르게 취급하는 법률로 남녀 평등에 어긋나기도 하거니와 현실을 무시한 법률이라 언젠가는 없어질 줄 알았다』고 소감을 말한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박씨 부부는 유림의 본산인 성균관대 유학과 출신. 91년 총여학생회장이었던 부인 박씨는 『동성동본이라는 이유로 헤어지는 연인을 몇 쌍 보았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었다』고 말한다. 둘다 밀양 박씨로 결혼당시 부모 교수 선배들의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없는 법은 없어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 주위 사람들을 설득할 수 있었다』고 털어놓는다. 하지만 『학교내의 유림회관에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는등 사회의 벽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부인 박씨는 말한다.
남편 박씨도 『이번 결정을 계기로 남녀 평등에 어긋나는 법률은 개정되었으면 한다』고 말한다. 자칫하면 사생아가 될 뻔한 아들 진우(3)가 살 세상은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에서다.<노향란 기자>노향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