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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사냥꾼 몰려온다/호텔업계 “IMF 특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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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기업사냥꾼 몰려온다/호텔업계 “IMF 특수”

입력
1997.12.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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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장풀린 한국,기업 바겐세일”/수백명 투숙 정보수집 열올려해외 기업사냥꾼들이 서울로 몰려오고 있다.

주가폭락과 환율급등으로 국내기업들의 자산가치가 낮게 평가되면서 최근 외국의 기업사냥꾼들이 속속 입국, 주요 호텔에 진을 친 채 인수·합병(M&A)을 위한 기업정보 수집에 나서고 있다.

26일 서울시내 주요 호텔관계자들에 따르면 극심한 불황에도 불구, 이달 들어 객실 투숙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20%가량 늘어 평균 65∼75%선에 이른다.

호텔업계는 이같은 때아닌 호황에 대해 투숙객이 대개 특1급호텔에 몰리고 있고 최근들어 정부기관이나 기업 등의 외국바이어 초청이 줄어든 점을 들어 이들중 상당수가 해외 금융계나 대기업에서 파견한 M&A 전문가들로 보고 있다. 서울의 모 특1급호텔 관계자는 『현재 호텔 투숙객의 95%정도를 차지하는 외국인중 최소한 20%는 기업사냥이나 환투기를 노리고 현지실사에 나선 외국 금융기관과 M&A사 관계자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또 역시 특1급호텔인 서울 S호텔 객실예약부 관계자는 『이달초 모호텔에는 하루에만도 기업사냥꾼으로 추정되는 외국인이 1백20여명이나 투숙, 비즈니스룸 등에서 삼삼오오 모임을 갖고 기업정보 수집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 호텔업계의 화제가 됐었다』며 『특히 환율 인상과 주식 폭락 양상이 지속되던 10일을 전후해서는 시내 특급호텔 객실이 외국인투숙객들로 만원이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 C호텔에서 만난 유럽계 S투자은행 관계자는 『환율인상과 주가폭락에 따른 저렴한 인수비용에다 정리해고허용 등 제도적인 빗장까지 풀려 한국의 기업시장은 마치 백화점의 바겐세일 현장과 같은 곳』이라며 『현재 상당수의 M&A 관계자들이 입국,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고 앞으로도 상당수가 한국에 들어올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내 법률사무소의 M&A전문가는 『최근들어 외국기업들로부터 국내기업 인수에 관한 문의가 빗발치고 있으며 일부는 입국해 직접 면담까지 요청하고 있다』며 『이제 외국기업 국내시장 진출의 걸림돌이 상당부분 제거된 만큼 국내기업들은 외국 기업사냥꾼들 앞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의 최대 제지회사인 보워터사가 한라펄프제지를 인수하기 위해 협상중이고 미국 씨티은행도 적극적으로 국내은행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내 최대의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기계도 해외 기업사냥꾼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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