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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확산(되돌아 본 지구촌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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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전 확산(되돌아 본 지구촌 ’97)

입력
1997.1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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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콩고 반군이 정권장악/캄보디아 1·2총리간 권력다툼『전쟁은 인간생활의 조건』이라는 격언이 있다. 97년은 세계 곳곳에서 내전이 발발, 이 격언을 실감케 한 한해였다. 특히 아프리카 중부지역은 「내전의 도미노」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내전이 연쇄적으로 발생했다.

「올해의 내전」이라면 콩고민주공화국(구 자이르)이었다. 32년동안 철권통치를 해 온 모부투 세세 세코 대통령이 5월17일 수도 킨샤사를 압박하는 반군에 쫓겨 망명길에 나서면서 8개월만에 내전은 막을 내렸다. 반군 지도자 로랑 카빌라는 정권을 장악한 뒤 국명을 「자이르」에서 「콩고민주공화국」으로 바꾸었다. 자이르내전에는 자이르­르완다­부룬디 등 3개국의 국가간 갈등과 투치족­후투족 등 종족갈등이 혼재해 있다. 지난해 10월 인접 르완다에 투치족 정권이 들어선 뒤, 후투족 난민들이 대량학살을 피해 자이르로 넘어오면서 시작된 갈등은 결국 자이르내전으로까지 확산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포성이 가라앉은지 한달도 채 되지 않은 6월초 이웃 콩고에서 내전이 일어났다. 파스칼 리수바 콩고대통령이 며칠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드니 사수 응궤소 전대통령의 사병을 해체하기 위해 정부군을 파견하자, 응궤소측이 무력 봉기했다. 응궤소가 이끄는 반군은 앙골라 등 외국군의 힘을 등에 업고, 10월15일 수도 브라자빌을 장악함으로써 4개월만에 내전은 끝났다.

5년동안 지루한 내전을 벌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잠잠하던 아프리카 서북부의 시에라리온에서는 5월25일 조니 폴 코로마 소령을 중심으로 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 내전이 다시 격화했다. 쿠데타군이 아마드 테자 카바흐 대통령 정부를 전복시켰지만 나이지리아가 군대를 파견함으로써 내전은 국제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는 7월5일 훈 센 제2총리 추종 병력이 노로돔 라나리드 제1총리가 외유한 것을 틈타 라나리드파를 제거하고 이틀만에 수도 프놈펜을 장악함으로써 정권을 장악했다. 훈 센 진영은 93년 연정을 구성한 라나리드측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크메르루주와 연대할 것이라는 소문에 자극돼 무력행동에 나선 것이다.

78년부터 내전이 계속되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에서는 5월25일 회교 학생 무장조직인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하면서 회교공화국을 선포했다. 하지만 반탈레반 연합측이 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반격에 나서 다시 카불 인근까지 진격함으로써 내전은 종식되지 않고 일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권대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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