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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손짓언어 수화 일반인 편견의 벽 허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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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손짓언어 수화 일반인 편견의 벽 허물자”

입력
1997.12.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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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홍보 전문잡지 나와서울 동작구 상도3동 성대시장 입구에서 광성세탁소를 운영하고 있는 청각장애인 송영숙(39·여)씨는 지난해 성탄절의 악몽을 잊지 못한다.

농아인인 남편 윤창중(당시 46세)씨는 96년 12월25일 세탁소 문 앞에 불법주차한 운전자에게 차를 옮겨달라고 수화를 했다.

그러나 운전자는 이를 손가락질로 오해, 윤씨를 폭행했고 머리를 맞은 윤씨는 이튿날 세상을 등졌다. 아들 딸과 함께 단란한 행복을 꿈꾸었던 송씨는 수화에 대한 일반인의 오해가 얼마나 끔찍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지 처철하게 깨달았다. 송씨는 더구나 수화통역자가 없어 손해배상금이나 사망보상금도 전혀 받지 못했다. 송씨와 같은 불행을 막기 위해 수화보급과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잡지가 발간됐다.

한국 농아인 권익수호대책위원회 변승일(40)위원장은 최근 누구나 배우기 쉬운 수화보급을 위한 잡지 「아름다운 손짓」 창간호를 냈다. 계간으로 발행되는 이 잡지는 수화에 대한 편견의 벽을 허물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상호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다.

창간호는 특히 장애에도 불구하고 꿋꿋한 삶을 개척한 농아인들의 이야기를 다채롭게 엮고 있다. 국립맹아학교 초대교장으로 한글지문자를 창안한 윤백원(82)교사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 3중 장애를 극복하고 대한민국미술대전에 입선한 서양화가 박상덕(42)씨의 사연, 7월 괌에서 열린 ABA국제미용경연대회에서 한국대표로 참석해 일반인과 겨뤄 은상을 받은 농아인 주정자(24·여)씨 등이 소개되고 있다.

또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경북 안동시 장애인자활자립장으로 자립훈련을 왔다가 농촌총각 임신종(32)씨와 만나 부부의 연을 맺은 러시아 처녀 나타샤(21)씨의 이야기도 담고 있다.

변위원장은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며 『아름다운 손짓 언어인 수화를 널리 알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함께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준비한 지 5년만에 어렵게 책을 낸 그의 꿈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지낼 수 있는 문화공간 「수화 문화스포츠센터」를 건립하는 것이다. 연락처(02)3413­7322.<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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