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0억불 줄어들듯… 내년 전망도 어두워국내은행들의 신용장 매입(대금결제)과 개설(수입허가)이 22일을 전후해 전면중단되면서 수출입이 마비상태에 빠져들고 있다.
22일 업계와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국내 시중은행들은 이날을 전후해 수출입 신용장 매입을 전면중단하거나 극히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합상사의 한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10만달러이하 일람불신용장을, 상업은행이 최고 50만달러한도내에서 일부지점에서 신용장 네고(매입)를 하고 있으나 일부 종합상사에만 국한돼 22일을 기해 모든 국내 시중은행이 사실상 네고중단에 들어간 것으로 볼수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S상사는 주거래은행인 S, H상사는 주거래은행인 H은행에서조차 대금결제를 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 굴지 그룹의 수출창구인 이들 종합상사가 주거래은행에서 네고가 중단됐다는 것은 다른 일반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매입금액과 대상업체를 한정해온 일부 은행들도 원화지급을 전제로 일람불 신용장 네고에 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0만달러규모의 신용장을 원화로 결제할 경우 22일 전신환매입율을 기준으로 80원정도의 차이가 있어 앉아서8,000만원정도의 손해가 불가피하지만 응하지않을 수없다는 얘기다. 그나마 이들 은행이 실낱처럼 터놓은 네고의 물꼬도 며칠가지 못할 것이라는게 업계의 전망이다.
신용장네고의 중단으로 인한 자금난도 문제지만 당장 연말까지 수출자체에도 차질이 빚어지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원자재조달문제, 바이어측의 일방적인 거래취소등으로 10일 남짓한 연말수출도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무협의 한 관계자는 『수입 신용장개설의 길이 막힌지 벌써 보름 가까이 지남에 따라 원자재조달이 되지않고 선적이 끝난 제품까지도 바이어들의 가격인하등 수출조건을 둘러싼 마찰로 취소사태가 잇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환율의 상승으로 130∼140억달러까지 잡았던 12월 수출가운데 수출차질로 인해 타격을 받는 부분이 적어도 10∼20%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융시스템의 마비로 인해 수출액에서 13∼30억 달러까지 까먹을 것이라는 얘기다.
더욱 심각한 것은 금융위기가 장기적으로 수출 기반전체를 뒤흔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상사의 한 관계자는 『연말까지 부도가 나지않고 살아 남더라도 내년전망은 부정적』이라며 『한번 떨어져나간 바이어를 잡아올 길은 없고 그동안 가격인하등으로 사정해왔던 바이어들과의 거래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무협의 조승제 이사는 『은행들은 국제결제은행(BIS)의 자기자본비율충족을 위해 연말까지 결제를 전면중단할 움직임』이라며 『국가경제에 대한 기여도를 감안,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수출기반은 이번기회에 모조리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밝혔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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