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 당선자에게 거는 영화계의 기대는 크다. 김 당선자는 그동안 『어느 정치인보다 문화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자처해왔고 문화예술계에서도 이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특히 김 당선자의 영화에 대한 높은 식견은 잘 알려져 있다.실제로 김대중 당선자를 만났던 영화인들은 『감독과 어울려 작품에 대한 해석을 놓고 토론을 벌일 정도』라며 『교양을 과시하기 위한 제스처가 아니라 실제 깊은 이해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입을 모았다. 「초록 물고기」 「서편제」 등 화제가 되는 영화는 극장에서 관람까지 한 그는 지난해 중국영화 「송가황조」를 본 감상문을 한국일보에 기고하기도 했다. 「서편제」의 주연배우 오정해의 부탁으로 결혼식 주례를 서는 등 영화와 연극계의 많은 사람들과 각별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영화인들이 그의 공약 중 가장 기대하는 것은 심의철폐 문제. 그는 현재 「등급외」판정으로 상영을 제한하는 현행 심의제를 완전 등급분류제로 바꿀 것을 주장해왔다. 이렇게 되면 등급외영화 전용극장이 생기고 그동안 금지됐던 작품들의 상영이 가능해져 영화계에 큰 변화가 오게 된다.
일본영화 개방문제도 논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 당선자는 평소 『일본문화를 정식으로 개방하지 않으면 저질 일본문화만 은밀한 통로로 유통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며 일본문화 전면 개방원칙을 밝혀 왔다. 일본영화는 현재 젊은층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밖에도 영화인들은 ▲공연예술진흥협의회와 영화진흥공사의 민간 주도 기구화 ▲스크린 쿼터제 유지 ▲2002년까지 영화진흥기금 500억원 조성 등의 공약에 기대를 걸며 『영화정책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바란다』고 요청했다.<이윤정 기자>이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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