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데미 작품상 누구품에/내년 3월23일 시상식/여주연 ‘0순위’ 본햄 카터아카데미상을 향한 경주가 시작됐다.
97년도 각 부문 아카데미상 수상후보 발표는 98년 2월10일, 시상식은 3월23일. 그러나 벌써부터 크고 작은 영화사들이 자기 작품과 출연배우들을 수상 후보에 올리기 위해 대대적인 광고와 5,000여 아카데미회원을 상대로 로비를 펼치고 있다. 지난해 소규모 인디펜던트(독립영화사)들이 작품상을 비롯한 상을 휩쓸었지만 올해는 메이저들이 컴백, 수모를 갚을 것같다.
작품상 후보가 확실한 영화는 50년대 LA경찰의 비리를 파헤친 느와르 「LA컨피덴셜」. 이 작품은 전미비평가협회 등에 의해 올해 최우수영화로 선정됐으며 커티스 핸슨은 최우수감독으로 뽑혔다. 스타연기자가 없고 폭력과 섹스가 난무하는 어두운 분위기의 영화여서 아카데미회원들의 구미에는 맞지 않으나 올해 영화 중 최고의 호평을 받은 작품이다.
「타이태닉」(제임스 카메론 감독)과 「아미스타드」(스티븐 스필버그)도 유력하다. 「타이태닉」은 압도적인 규모와 충만한 감정이 화면을 가득채워 흥미진진하다. 흑인노예선의 반란을 그린 「아미스타드」는 역사의 교훈을 일깨워주는데다 스타들의 연기와 연출이 돋보인다. 두 감독도 감독상 후보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 기분좋은 로맨틱 코미디 「애즈 굿 애즈 잇 게츠(As Good As It Gets)」(제임스 L. 브룩스), 캐나다 작은 마을의 스쿨버스 참사사건을 그린 「더 스위트 히어애프터(The Sweet Hereafter)」, 70년대 미국 중산층 가정의 핵분열을 다룬 「아이스 스톰」, MIT에서 청소원으로 일하는 수학천재의 이야기 「굿 윌 헌팅(Good Will Hunting)」 등이 작품상 후보에 오르고 있다.
남우주연상 후보로 유력한 배우는 노장 로버트 듀발과 피터 폰다. 듀발은 자신이 제작·각색·감독한 드라마 「전도사(The Apostle)」에서 광적인 전도사 역을 신들린 듯 해냈고 폰다는 「율리의 황금」에서 두 손녀를 혼자 키우는 시골 양봉업자로 나와 따뜻한 연기를 보여줬다.
또 한명의 강력한 후보는 이미 주연상과 조연상을 받았던 잭 니콜슨. 「애즈 굿…」에서 안면 근육 연기를 기막히게 해낸 그는 전미비평가협회에 의해 올해 최우수배우로 선정됐다. 「굿 윌…」의 매트 데이먼, 「아미스타드」의 신인 자이몬 혼수, 「스위트…」의 이안 홈 등도 후보감이다.
여우주연상 후보 영순위는 헬레나 본햄 카터. 그는 비극적 로맨스 「비둘기의 날개(The Wings Of The Dove)」에서 사랑의 계략을 꾸미다 덫에 걸리는 여인의 역을 차갑고 매서우면서 정열적으로 소화했다. 영국영화 「Mrs. Brown」에서 시종과 진실한 신뢰와 정을 쌓는 빅토리아여왕 역을 맡았던 줄리 덴치와 로맨스 「애프터글로우」에서 바람둥이 남편을 둔 서글픈 중년여인 역을 열연한 줄리 크리스티 등도 유력하다. 그런데 본햄 카터, 덴치, 크리스티는 모두 영국배우이다. 이밖에 케이트 윈슬렛(타이태닉), 헬렌 헌트(애즈 굿…), 조운 앨런(아이스…)도 후보물망에 올라 있다.
남자조연상 후보로는 버트 레이놀즈(부기 나이츠), 루퍼트 에버렛(내 남자친구의 결혼식), 로빈 윌리엄스(굿 윌…), 앤터니 홉킨스(아미스타드), 알 파치노(대니 브래스코)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우조연상 후보로 이야기되는 배우는 시고니 위버(아이스…), 크리스티나 리치(〃), 줄리안 모어(부기〃), 킴 베신저(LA 컨피덴셜), 미니 드라이버(굿 윌〃), 앨리슨 엘리엇(비둘기〃) 등이다.<박홍진 미주본사 칼럼니스트 편집위원>박홍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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