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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왕씨 신변보호 6박7일 007작전/당선까지의 뒷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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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왕씨 신변보호 6박7일 007작전/당선까지의 뒷얘기

입력
1997.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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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문 의원 북한측 접촉 제보받고 폭로 북풍 봉쇄김대중 당선자가 선거승리를 거두기까지에는 숨은 뒷얘기들도 많았다. 19일 김당선자주변에는 선거과정의 이런 얘기들로 화제꽃이 만발했다.

국민회의의 속을 태우고 쾌재를 부르게 했던 뒷얘기로는 김당선자 친동생 대의(70)씨 사망, 북풍공방관련 제보, 이회창 후보 장남 정연씨 병역의혹을 폭로했던 이재왕씨 신변보호작전, 국제통화기금(IMF)재협상 공방 과정 등을 꼽을 수 있다.

선거에 악영향을 줄까 염려해 자신의 죽음을 형인 김당선자에게 알리지 못하도록 한 대의씨 일화는 승리를 예감케하는 뒷얘기. 대의씨는 간질환으로 선거전날인 17일 하오 4시께 사망했으나 유족들은 이 사실을 김당선자에게 일절 알리지 않았다. 기자들의 취재가 시작된 직후 국민회의측이 유족에게 사실여부를 확인하려 했을 때에도 부인으로 일관했다. 심지어 김당선자가 17일밤 대의씨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확인하려 했으나 김당선자 제수는 남편 유지에 따라 거짓말을 한다. 김당선자는 18일 아침에서야 동생 사망소식을 접하고 통일전망대에서 동생을 위한 눈물을 흘렸다.

국민회의가 선거를 유리하게 이끈 숨은 배경중의 하나는 북풍과 관련된 지지자들의 제보이다. 선거막판 한나라당 정재문 의원이 11월 두차례 안병수 북한 조평통위원장대리와 접촉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것은 순전히 한 지지자 때문이었다. 서울시내 한 호텔 직원인 이 제보자는 정의원이 북한인사 접촉과 관련해 안기부요원의 조사를 받는 장면을 목격, 국민회의측에 제보했다. 이 덕에 국민회의측은 한나라당을 선제공격하면서 추가 북풍기도를 사전 봉쇄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 하나의 일화는 당초 기자회견은 생각지도 않고 관련자료를 제공하려했던 이재왕씨 설득작전과 신변보호작전이다. 이씨는 단순히 정연씨와 나눈 대화내용을 담은 테이프를 제공하기 위해 국민회의 관계자를 찾았고 이 관계자는 병역비리진상조사위원장인 천용택 의원을 소개했다. 이씨는 천의원 등의 끈질긴 설득으로 10일 밤 한 호텔에 마련된 회견장에 들어선 뒤에도 기자들을 대하자 다시금 뒷걸음을 쳤다. 이에따라 국민회의관계자들은 다시 한번 땀을 빼야 했다. 문제는 회견후 이씨 신변보호였다. 기자회견도중 경찰병력이 도착했기 때문에 국민회의측은 천의원의 차로 호텔을 빠져나와 여의도 모처에 대기해둔 승용차로 이씨를 옮겨 태우는 「007작전」을 감행했다. 국민회의 관계자들과 이씨는 가명을 사용해가면서 서울―수안보―구례를 6박 7일간 전전해야 했다. 또 이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이씨의 부인도 동행해야 했다. 국민회의측은 이후보 차남 수연씨의 귀국으로 이인제 후보가 사퇴직전까지 몰리자 이같은 「번개작전」을 감행한 것이다.

두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오히려 궁지로 몰린 선거막판의 IMF재협상 논란도 회자되는 뒷얘기. 선거기간 경제이슈를 선점해온 김원길 정책위의장과 정책팀은 분기별로 추가협상을 할 수 있다는 합의서 조항을 근거로 단순준수약속을 주장한 타 후보들과의 차별성도 부각하고 국민적 자존심도 살리는 방안으로 「재협상」을 주장했으나 금융위기원인으로 몰리는 곤욕을 맛봐야했다. 국민회의측은 『IMF관계자들도 분기마다 진행되는 추가협상을 리네고시에이션(RENEGOTIATION·재협상)이라고 말해 재협상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것이 꼬투리가 돼 곤욕을 치를줄 몰랐다』며 아직도 볼멘소리이다.<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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