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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35년’ 반려자이자 동지/김 당선자 부인 이희호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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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35년’ 반려자이자 동지/김 당선자 부인 이희호 여사

입력
1997.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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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바라지,가택연금땐 말동무,미 망명땐 후견인 역할김대중 당선자의 부인 이희호 여사는 반려자라기보다는 동지에 가깝다. 김당선자가 감옥에 있으면서 이여사에게 보낸 옥중서신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신』으로 시작되었다. 이여사는 항상 가장 가까이서 남편을 보필한다. 김당선자의 주요연설문은 대개 이여사가 작성을 돕는다.

이여사는 이번 대선에서도 남편의 당선을 위해 어느 누구보다 열심히 뛰었다.

대선의 마지막 거리유세가 펼쳐졌던 17일 저녁 명동. 이여사는 3주간 유세로 지칠대로 지친 목소리를 가다듬었다. 『우리 남편은 바른 사람입니다. 나라를 바르게 이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호소했다. 이여사의 애절함과 남편에 대한 신뢰는 생사를 넘나들면서 질곡으로 점철된 정치인 김대중의 역정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

이여사는 한국전쟁중 부산에서 처음 본 김대중 당선자를 정일형 이태영씨 부부소개로 만나 62년 5월 결혼했다. 김당선자는 61년 강원 인제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됐으나 5·16쿠데타로 의원선서조차 하지 못한 꿈많은 정치가였다. 당시 김당선자는 두아들을 데리고 상처한 상태였다. 이여사는 『가능성과 사람됨됨이만 보고 미래를 거는 모험이었다』고 결혼을 회고한 바 있다.

두사람의 결혼생활은 김당선자의 정치역정과 비례해 가파르기만한 고난의 연속이었다. 결혼 6일만의 남편의 피체, 71년 대선출마이후 지속적인 정치적탄압, 교통사고로 위장된 남편에 대한 테러, 남편의 일본납치, 오랜 감옥살이, 가택연금, 사형언도, 미국망명 등의 고난이 줄을 이었다. 이여사는 남편이 옥고를 치를 때는 옥바라지로, 가택연금중엔 말동무로, 미국망명시에는 후견인으로, 김당선자의 반려자가 돼야 했다.

그 시절을 이여사는 회고록 「나의 사랑 나의 조국」에서 『남편이 옥중에 있을때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편지를 보냈고, 남편은 「사랑하고 존경하는 당신에게」로 시작하는 답장을 보냈다』고 당시의 시련을 소박한 부부애로 감쌌다.

이여사가 김당선자의 동지라는 사실은 학력, 가정내력, 경력 등에서 자연스럽게 뒷받침 된다. 세브란스의대출신 의사를 아버지로 1922년 6남2녀중 장녀로 태어난 이여사는 이화여고, 이화여전문과, 서울대사범대를 나와 미국 램버스대와 스카렛대에서 유학한뒤 대한여자청년단 외교국장, 이화여대 강사, 대한 YWCA총무, 여성문제연구회장 등을 지냈다. 이여사는 김당선자의 연상이다. 김당선자가 가족법 개정문제, 여성문제 등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이여사의 영향이 크다.

또 김당선자는 어려운 결정을 할때 이여사와 상의해 부족한 객관성을 검증받는다. 이처럼 두사람의 관계는 수평적이다. 김당선자 자택의 문패는 「김대중」옆에 「이희호」가 나란히 걸려있다.<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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