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투쟁·정계개편 기류땐 ‘분열’ 소지한나라당은 이회창 후보의 대선패배로 당의 진로와 관련한 적지않은 환경변화에 직면하게 됐다. 당장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구조적으로 내연을 피할 수 없는 요인을 안고있다. 한나라당을 휘감는 변화요인은 안팎에 도사리고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당의 공동화분위기다. 우선 당의 구심력이 크게 위축된데 따른 내부갈등과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후보는 조속한 시일안에 당을 추스려야하는 부담을 안고있으나 의도한 대로 당내결속과 체제정상화를 이룰 수 있을지 미지수이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은 이후보와 조순 총재의 연대강화를 통한 대선승리를 위해 급조된 정당이란 점에서 응집력이 취약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당내에는 이회창 후보 직계그룹, 김윤환계, 이한동계, 김덕룡계와 민주계, 그리고 이기택 전 총재를 비롯한 구민주당세력, 일부 개혁파그룹 등 각 계파가 혼재하고 있어 역학구도 자체가 불안정한게 사실이다. 따라서 한나라당은 일정시간이 지나도록 구심력을 회복하지 못한채 정관만 하거나 당권투쟁이 시작될 경우 당은 자칫 분열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으로서는 내년 3월10일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조기개최, 당체제를 하루속히 정상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있다. 한나라당이 복잡다기한 당내 역학구조를 정비하기 위해서는 집단지도체제의 당운영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의 동요는 외생변수에 의해 먼저 가시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비록 소수여당으로 재편되겠지만 한나라당을 향해 영입작업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정부 출범이후 정계재편 기류에 휩싸일 경우 한나라당은 심하게 요동칠 게 분명하다. 당소속의원들의 일차적 관심사는 차기총선인만큼 정계재편이야말로 당내분열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만일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내각제개헌을 매개로 유혹의 손길을 내밀경우 이합집산은 더욱 활발해 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의 진로를 무조건 비관적으로 전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비록 야당으로 추락했지만 엄연한 다수당이고, 1,000만표를 얻은 이후보의 정치적 위상도 간과할 수 없는만큼 다수당의 기득권을 살리는 방향으로 결속방안을 모색한다면 새로 태어날 수도 있을 것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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