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끝났으니 말이지 북한은 이번 15대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광범위한 대남공작을 전개했다. 6월부터 최근까지 베이징(북경)을 무대로 전개된 「XX사업」이 단적인 예이다.14일 저녁 베이징의 한 호텔. 하오 7시께 중국에 파견된 북한의 대남 공작 전략팀은 KBS의 대선후보 3차 토론회을 보기 위해 집결했다. 이들은 숨막히는 토론장면을 시청한후 장문의 평가 보고서를 만들어 북한으로 보냈다고 정보관계자들은 전했다. 이 정도는 별게 아니다.
베이징에는 6월부터 김정일 측근 인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XX호실, 보위부, 사회문화부, 통전부 간부들은 한국의 대선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조교(북한국적을 가진 조선족 교포), 조선족, 중국인들을 총동원했고 더러는 한국인들도 접촉했다. 북한은 이 기간동안 방북 초청장을 대거 발급했다. 입국을 시켜 주고 받는 달러 수입도 목적이었지만 정세판단을 위한 정보 수집차원이었다는 사실도 부인할 수 없다.
베이징에 나와 대남 사업을 담당하던 한 고위 인사가 『우리 지도자의 주석직 취임보다 이번 한국의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는가가 우리들의 더 큰 관심사』라고 언급한 것만봐도 이들이 한국대선에 얼마나 관심을 집중했었는지가 드러난다. 게다가 친북한계 재미·재일동포들의 잇단 방북도 상당수 대남 전략차원에서 이뤄졌음이 드러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대선을 그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끌고가기 위해 후보 측근들과도 접촉하려고 부단한 노력을 한 흔적이 많다. 전 천도교 교령인 오익제(68)씨 방북사건을 최대한 이용하려 했다는 점도 분명하다.
북한측의 대남전선 전술이 한국의 정치나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좀 더 시간이 흐른 뒤에나 밝혀질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비하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이는 그만큼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나 대북의식이 성숙했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대선에 영향을 끼치려는 북한의 움직임을 베이징에서 지켜보면서 그들의 대남 전략전술이 얼마나 위험한가와 한반도 통일의 앞날이 결코 밝지 않음을 실감하게 됐다.<베이징>베이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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