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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나아진것 없다/단기외채 잇단 연장중단·환율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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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위기 나아진것 없다/단기외채 잇단 연장중단·환율반등

입력
1997.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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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용외환고도 급감… 낙관론 일러국가부도위기 탈출에 대한 국내적 기대감에도 불구, 기본적 외환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이 이틀간 폭락세를 멈추고 17일 반등한 것도 이같은 변화되지 않은 시장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단기외채상환에 대한 해외차입선의 만기연장은 금주들어 거의 중단되고 있다. 15일의 경우 만기도래한 금융기관의 외채규모는 20억∼30억달러에 달했으며 대부분 연장에 실패, 한은의 지원으로 결제위기를 넘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의 55억달러 자금지원으로 10일께 100억달러로 늘어났던 가용 외환보유고도 급격히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국내 시중은행들이 한은 외환보유고에서 지원받은 돈은 은행별로 대략 20억달러 안팎이며 일부은행은 40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해외차입선들의 만기연장거부로 이 금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A은행 외환딜러는 『정부관계자의 발언이나 일부 언론보도를 보면 외환위기를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그저께보다는 어제가 나쁘고 어제보다는 오늘이 나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은관계자도 『현재 외환수급사정은 매우 안좋다』고 말했다.

외환사정악화는 최대 차입선인 일본 미국계 금융기관들의 만기연장거부가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B은행 외환관계자는 『유럽계 은행들은 그나마 약간의 호의라도 보이는 편이지만 일본 미국쪽에선 한사코 우리나라에 대한 대출라인을 속속 끄고 있다』며 『지금같아선 미국 일본계 은행들의 자금지원은 대선후 상당기간 지나야 재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근 주가급등과 환율하락 등 국내 금융시장안정의 청신호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도 외국투자자들은 「일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모은행 해외사무소 관계자는 전했다.

이같은 실상을 반영하듯 환율도 폭락세가 멈췄다. 이날 외환시장에는 이틀간의 환율폭락을 주도했던 개미군단(개인)들의 장롱속 달러투매가 다소 주춤해진 대신 금융기관 및 기업들의 결제수요가 살아나면서 한때 달러당 1,550원대까지 치솟았다. 외환딜러들은 18일 IMF의 35억달러를 비롯, 세계은행(IBRD) 아시아개발은행(ADB) 자금 40억달러가 유입되더라도 연말까지 외환수급의 「벼랑끝 상황」은 계속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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