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대학으로 제2의 나래 ‘활짝’/중장기 플랜 ‘스마트 2005’/서울캠퍼스는 정보과학대학/천안은 디자인예술중심 이원화상명대학교는 지난해 남녀공학을 단행하면서 「제2의 창학」을 성공적으로 이루고 21세기를 향해 「제2의 나래」를 펴고 있다. 상명대학교는 지난해 전체합격자중 남학생 비율이 30%를 넘은데 이어 올해에도 39%에 달함으로써 세간의 부정적인 우려를 씻고 남녀공학 전환의 모범 사례를 이루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나아가 2005년까지 「세계로 도약하는 특성화된 대학」이란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중장기발전계획 「스마트 2005」를 내놓고 전문화·고도화·정보화시대를 향해 힘차게 뛰고 있다.
상명대학교는 지난 65년 상명여자사범대학으로 탄생한 이래 83년 상명여자대학, 87년 종합대학 승격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하며 30여년간 한국여성 교육의 큰 몫을 담당해왔다.
■대학의 특성화
상명대 중장기 발전계획인 「스마트 2005」의 핵심은 특성화 정책이다. 특성화정책은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전문분야에서 개성화, 전문화한 교육기관으로 경쟁력을 갖추자는 내용이다.
이 정책에 따라 우선 서울 캠퍼스는 첨단 정보과학대학으로, 천안 캠퍼스는 디자인 예술중심대학으로 이원화하고 있다. 서울캠퍼스는 소프트웨어학과, 정보통신학과·정보과학과 등 첨단 학과를, 천안캠퍼스는 무대디자인학과, 사진학과, 영화학과, 만화학과 등 예술 및 디자인학과중심으로 중점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산업과 관계있는 실용적인 학문은 더욱 전문적이고 구체화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학과도 보다 세분화되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구분되어 있다. 국내 유일의 무대디자인학과, 만화학과, 소프트웨어학과 등이 상명이 자랑하는 대표적인 특성화 학과들이다.
무대디자인학과는 서구 공연예술의 한국적 수용을 위하여 95년 신설된 학과로 영화 연극 오페라 뮤지컬 등 공연예술에 대한 체계적 학문과 무대기술, 무대미술, 무대의상, 조명, 극장설계, 극장관리 등 실제적 기술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만화학과는 영향력에 비해 소외받던 만화를 학문적·예술적으로 접근하자는 공감대 아래 95년 설립됐다. 당시 4년제대학으로서는 최초의 일로 「만화가 상아탑을 정복했다」며 학계뿐 아니라 사회적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만화를 멀티미디어시대의 주요 매체예술로 발전시키기 위해 카툰, 일러스트레이션, 애니메이션, 컴퓨터 그래픽, 컴퓨터 애니메이션에 관한 이론과 실기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이름부터 색다른 소프트웨어학과는 타 대학의 컴퓨터 관련학과들과 차별화된다. 교육과정이 새로운 소프트웨어의 설계와 소프트웨어의 개발·운영 위주로 짜여져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자신의 창조력을 마음껏 키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러시아 문화교류 확대
열린 교육을 지향하는 상명대는 미국 일본 멕시코 중국 등 각국의 유수 대학과 학문 문화교류를 확대해 나가는 가운데 세계적 명성을 지닌 러시아 문화예술과 국내 대학문화의 접목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다. 이는 상명만의 색깔을 찾기 위한 특성화 전략과 맞물리기도 한다.
지난해 러시아 체르노빌 원전피해 어린이들을 초청하는 행사를 가졌다. 이 행사는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밑거름이 되어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해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능 누출사고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100여명의 어린이들이 3주일동안 천안 캠퍼스에서 머물며 한국과 한국사람들의 따뜻한 정을 느끼고 돌아갔다.
이어 상명대는 러시아 교육부가 인정하는 전문어학교육기관을 세웠다. 사회교육원내에 설립된 러시아교육아카데미는 특별 초빙된 러시아인 강사가 직접 강의하고 있다. 이 어학과정은 러시아의 모든 대학이 인정해 주고 있어 러시아 유학 준비생에게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내년에는 세계 최고의 볼쇼이발레학교 교수들이 직접 강의하는 「상명 볼쇼이발레 학교」를 서울에 세울 예정이다.
■정치경영대학원 개원
올해초 개원한 정치경영대학원은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정치종사자가 급증하고 시민들의 정치의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전문 정치인력 요구에 부응하기위해 신설됐다.
정치에 필요한 전문성과 합리적 경영능력은 물론 유권자 행태 분석, 정책개발과 입법활동, 선거운동 기획과 관리, 이미지 개발과 관리 등 선거정치 환경에 필수적인 강의가 이루어진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의 정치경영대학원과 협력프로그램도 진행할 예정이다. 협력프로그램의 내용은 양교간 공동프로그램, 강사진 및 학생교류, 교환학생제도의 정착 등이며 공동학위수여방식도 협의중이다.<홍덕기 기자>홍덕기>
◎상명 볼쇼이 발레학교 서울/현지교수 초빙해 내년 설립/볼쇼이발레를 서울서 배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볼쇼이 발레를 서울에서 배운다」
러시아와 적극적인 문화교류를 추진하고 있는 상명대는 내년 「상명 볼쇼이 발레학교 서울」을 설립할 계획이다.
볼쇼이 발레학교는 전문 발레리나를 위한 고난도 기교 훈련뿐만 아니라 예술인으로 창조적인 능력을 계발시켜주기 때문에 세계 발레의 대명사로 불리우고 있다.
상명 볼쇼이 발레학교 서울은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번째로 설치되는 해외학교. 러시아나 세계 각국 발레단 출신인 볼쇼이발레학교 교수들이 파견돼 직접 격조있고 기풍있는 전통 발레의 진수를 전수하게 된다.
학생은 고등학교와 대학과정에 준하는 7년 정규과정과 초중학생의 3년 비정규과정으로 나누어 선발할 예정이다.
러시아 볼쇼이 발레학교에서 유학생활 5년째를 맞고 있는 김혜정(18)양은 『한국에서 발레를 배울 때 기술적인 면만 강조하였다면 볼쇼이는 철저한 이론을 바탕으로 실기수업이 이루어진다』고 밝히며 한국 볼쇼이발레 분교 설립 소식을 접한 뒤 『한국 발레가 한단계 성숙해질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뻐했다.
◎남녀공학으로의 성공적 전환/금남의 벽 깨고 ‘제2의 창학’/캠퍼스엔 활기도서관엔 열기
지난해부터 금남의 벽을 깬 상명대에는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 많다.
전체적으로 면학 분위기가 고조된 것이 큰 장점. 상명대측에 따르면 전체적으로 남녀학생이 어우러지면서 학과 수업과 실습이 활력을 얻고 도서관 이용률이 3배나 높아졌다.
30여개 동아리도 회원수가 급증하면서 활동양상이 많이 바뀌었다. 일례를 들면 교내 응원단 「아마조네」는 남학생 단원을 받아들이면서 응원단 이름도 「라인스」로 바꾸었다. 여성들의 왕국 「아마조네스」에서 따온 그 이름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남학생과 조화를 이루면서 응원단의 레퍼토리에 힘이 넘친 율동이 가미됐다.
천안캠퍼스의 영화학과와 연극학과의 경우 정기 연극공연을 할 때 남장여자가 사라졌다. 예전에는 본격적인 연기 연습에 돌입하기전, 캐스팅 당시부터 서로 남자역을 기피하는 바람에 팀워크가 깨진 적이 수차례. 무대에 올라서도 연극의 효과가 반감되던 최대 난제가 남학생의 무제한 공급으로 자연스럽게 해결된 것이다. 최악의 경우 인근 대학에서 남학생을 빌려와야 했던 수고(?)는 필요 없게 됐다.
내년 교내 직장예비군이 편성될 예정이고 썰렁하던 체육관 농구장에 남학생들이 북적거리는 것도 달라진 점 중의 하나다.
한여학생은 「누나」라는 따뜻하고 정겨운 호칭에 푹 빠져 후배남학생과 연인사이로 발전했다고 귀띔하기도 한다.
◎인터뷰/방정복 총장/“외국대학과 학점교류 등 세계화 박차”
상명대 총동문회가 지난 10월 개최한 「북한어린이 돕기 자선바자 한마당」에는 뜨개질로 만든 덧버선 조끼 조각이불 등 100여점의 작품이 선보여 이채를 띠었다. 모두 이학교 방정복 총장이 평소 짬을 이용해 손수 짠 것들이다. 방총장은 일주일에 한번씩 내려가는 천안캠퍼스행 버스안에서도 실과 바늘을 놓지않고 버선 한켤레를 거뜬하게 떠낸다. 의류학과에서 니트작업을 하고 남은 자투리 실을 거둬 뜨개질에 사용할 정도로 알뜰함을 보이는 방총장은 절약정신을 IMF시대를 헤쳐나가는 지혜의 으뜸으로 삼고있다. 또 방총장은 이렇게 만든 작품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함으로써 학생들에게 「더불어 사는 사회」의 모범을 몸소 보이고 있다.
-남녀공학체제로의 전환에 담긴 뜻은.
『시대가 변하면 학교도 변해야 한다. 대학이 학문을 한다는 데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겠지만 시대에 따른 여건이나 체제의 변화는 당연한 이치다. 이젠 더이상 남녀를 가를 필요가 없다. 남녀평등은 이미 오래된 명제이기 때문이다. 또 교육개혁의 실시와 교육시장의 개방에 따라 대학에 도입된 자유경쟁이라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학생들에게 전하는 교육철학이 있다면.
『요즈음 학생들은 연약하고 이기적인 면을 많이 보이고 있다. 건강한 육체와 정신으로 자신에게 겸손하며 남에게 관대한 마음을 지니고 사회에 필요한 학생이 참다운 학생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또 학교나 사회가 나를 위해서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사회와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할 수 있는 적극성을 키울 것을 당부한다』
-대학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는 분야는.
『세계화 개방화시대를 맞아 이미 우리는 30년간 전통으로 간직했던 여대의 틀을 과감히 떨쳤다. 특성화를 통한 경쟁력제고에도 힘쓰고 있다. 미래에 적응할 수 있는 대학과 학과 단위까지 특성화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또 외적인 교육공간확보와 내실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교육환경 개선에 과감한 투자와 노력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학교발전을 위한 장기발전 계획은.
『현재 캐나다 앨버타 대학과 체결한 학점교류제를 외국 여러대학으로 확대해 교육의 세계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이미 96학년도부터 신임교수 초빙에 외국인 교수의 수를 대폭 늘리기도 했다. 특히 러시아와의 연대를 특성화해 「러시아교육아카데미」와 98년 「상명볼쇼이발레학교」 개원을 눈앞에 두고 있다』<김정곤 기자>김정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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