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이후에는 주가가 오른다…」15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증시가 오랫만에 활기를 되찾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이틀간 급등세가 이어져 400선을 회복했고, 증시의 주변여건도 개선되는 조짐이 뚜렷하다.
그렇다면 이같은 상승세가 대선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을까. 물론 현재로서는 해답은 없다. 그러나 ▲과거 주요선거 전후의 주가동향 ▲환율, 금리변동 ▲투자자동향 등을 종합분석하면 주가의 장래를 점쳐볼 수는 있다.
○과거에는 가파른 상승
◆과거에는 올랐다
우선 상당수 증권전문가들은 새출발의 의미를 갖는 대선의 긍정적인 효과와 과거 총선과 대선 이후 주가가 대체적으로 상승세에 접어들었던 점을 들어 「지속적인 상승 또는 강보합」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85년 2·12총선부터 95년 6·27지방선거에 이르기까지 6차례의 선거에서 선거 1주일 이후 주가는 평균 1.82%가 상승했다. 1개월 이후 평균주가는 6.99%, 3개월 이후에는 7.24%가 각각 올라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했다.
특히 대선 이후에는 상승폭이 더욱 커져 87년 12·16대선 1주일 이후에는 7.81포인트, 3개월이후에는 무려 32.89포인트가 급등했다. 92년 12·18대선후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조건부 낙관론이 우세
◆이번에도 오를까
이같은 과거의 「상승경험」을 이번 대선에도 가감없이 대입시키기는 어렵다. 대선을 앞둔 경제상황이 전례없는 위기에 처해있을 뿐 아니라 대선이후에도 가시적인 변화를 확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그러나 조건부 낙관론이 우세하다. 부실금융기관 등에 대한 잇따른 자금지원으로 유동성이 크게 늘어났을 뿐 아니라 환율·금리안정세와 부동산경기침체 전망 등으로 투자자금이 증시로 유입될 공산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요 대선후보들의 경제정책이 현시점의 정책과 큰 줄기에서는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어, 「누가 되느냐」 보다는 「IMF와의 합의이행과 대외신인도 회복」여부에 따라 주가도 결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다수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비관론도 만만치 않아
◆불안한 요인들
그러나 비관론도 만만치 않다. 국가부도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고는 있지만 실질적으로 개선된 점을 찾기 어렵고, IMF와의 합의를 이행하는 데도 난관이 산적해 있다는 것이 그 근거이다.
우선 IMF가 내년 1월8일 3차지원에 앞서 금융개혁, 재벌의 회계기준 변경, 외국인 M&A(기업 인수합병), 외환보유고 투명공개 등에 대한 점검에 나설 예정이지만 일부 차질을 빚고 있어 IMF측이 문제를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대외신인도가 다시 떨어지고 환율과 금리가 폭등, 주가가 폭락하는 사태를 배제할 수 없다.
또 대선 이후 금융개혁 등에 필요한 법안처리를 싸고 정파간에 다시 다툼이 벌어질 경우에도 주가는 물론 경제회복에도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우려도 높다.
이런 비관론에도 불구하고 대선이 끝나면 주가가 연말까지 500선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물론 「순탄한 회생의 길」이 그 전제조건이며, 상승세가 이어져도 주가의 양극화현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김동영 기자>김동영>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