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치병 14세 소년이 고모와 함께 성지여행/종교간 차이·갈등도 관용으로 화해되는 정신여정 그려『참을성있게 마르트 고모는 애초엔 브라만교가 있었다고 설명하기 시작했다. 「좀 전엔 그렇게 얘기하지 않으셨어요」 테오가 항의했다. 「그건 그래. 브라만교는 예전 형태로는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지. 브라만교는 퇴락을 거듭하다가 서기 3세기경에 힌두교라는 이름으로 개정됐단다. 현재 인도 인구중에서 7억가량이 힌두교 신자라고 보면 될 거야」 「와, 굉장히 많군요」 테오가 놀라움을 금치못했다…』(2권 146쪽).
인도행 비행기에서 그렇듯 고모 마르트와 조카 테오는 세계를 돌며 종교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둘이 함께 여행에 나선 것은 열네살난 프랑스 소년 테오가 현대의학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불치의 병에 걸렸기 때문. 이 소식을 듣고 마틸드 고모는 일본에서 급히 달려와 세계의 성지를 돌며 다른 치료법을 찾아보자고 권한다.
카트린 클레망(58)이 쓴 「테오의 여행」(양영란 옮김)은 테오가 고모와 함께 예루살렘 카이로 로마 이스탄불 앙카라 델리 자카르타 교토 등을 찾아 그곳의 종교와 문명을 탐험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부제 그대로 「소설로 읽는 종교와 문명」 이야기다. 특히 테오의 눈에 비친 여러 종교의 모습은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공동성지인 예루살렘에서와 같이 때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갈등이기도 하고 때로 희한하기 그지없는 조화이기도 하다. 그러나 마침내 모든 종교가 사랑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따라서 종교간의 차이를 존중하고 신앙의 자유를 가질 수 있도록 서로 관용해야 한다는 지혜를 깨닫게 된다. 동시에 테오의 병도 치유된다.
이 소설은 새로운 것에 대한 이해와 낯선 것에 대한 경탄, 이해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분노로 짜인, 그리고 마침내는 그 모든 것이 관용으로 화해되는 정신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지은이 클레망은 프랑스에서 정신분석학으로 철학교수 자격을 획득한 문필가. 정신분석학 인류학 예술 분야의 저서 30여권을 낸 바 있다. 외교관 남편과 함께 이스라엘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도 일본 세네갈 등에서 생활하며 현지의 문화와 종교에 대한 이해를 깊이했다. 전 5권. 2권까지 나왔고 나머지 3권도 곧 출간된다. 각권 6,000원.
이 책을 번역출간하는 동문선은 앞으로 「진리를 찾아서―소설로 읽는 과학의 역사」 「소설로 읽는 세계사」 「소설로 읽는 수학의 역사」 「소설로 읽는 정신분석」도 각 5권으로 낼 예정이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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