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창생 나종일씨/책을 많이읽어 교사들과 대화하던 수준 끊임없는 노력이 장점김대중 후보의 목포상고 동기생인 나종일 서울대 명예교수(71)가 기억하는 김후보는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이었다. 『그중에도 독서 욕심만큼은 대단했어요. 닥치는 대로 책을 읽어 교사들과 이야기해도 절대 뒤지지 않았지요』
나교수는 김후보가 전혀 정치가 스타일이 아니었다고 회상했다. 『절대 먼저 앞에 나서는 법이 없었습니다. 뒷전에 묵묵히 있다가 발표기회가 오면 조리있는 언변을 발휘하곤 했지요. 지금처럼 많은 군중이 모인 자리에서 열변을 토해내는 정치인이 될지는 꿈에도 몰랐습니다』
나교수는 김후보가 우수한 성적으로 학교를 졸업하고도 당시 인기직종이던 은행에 취직하지 않고 해운회사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뭔가 다르다」는 생각을 가졌다고 한다. 『대중이의 성적이면 무조건 원하는 곳에 들어갈 수 있었죠. 그런데 인기직종을 마다하고 고된 해운회사에 들어가더니 불과 몇년만에 사장이되고 신문사까지 경영하는 겁니다. 포부가 보통 큰 친구가 아니었다는 것을 그제서야 알게 됐습니다』
나교수는 김후보의 가장 큰 장점으로 「끊임없는 노력가」라는 점을 꼽았다.『책을 많이 읽어 박학다식하긴 했지만 나이들어서까지 영어라고는 한마디도 못하던 친구였죠. 그런데 어느 틈에 공부를 했는지 영어로 책을 쓰고 외국인과 대화하는 수준이 돼 있는 거에요. 아마 그 정도 집념이면 당선되더라도 부단히 연구하고 노력하는 대통령이 될 겁니다』<염영남 기자>염영남>
◎며느리 신선련씨/아랫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부드러움과 개방적 면모 처음엔 몰랐죠
김대중 후보의 둘째며느리 신선련(43)씨가 김후보를 처음 대한 것은 84년 3월. 김후보가 미국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을때였다. 80년초부터 김후보의 차남 홍업씨와 연애를 했지만 여러 사정때문에 결혼식을 올릴때야 시부모를 처음 대면한 것이다. 『친정부모님도 모시지 못하고 결혼식을 치렀어요. 굉장히 어려운 분이라는 선입견도 있고 해서 힘든 시집생활이 될줄 알았는데 의외로 사람을 편하게 해주시는 부드러운 면이 많으세요. 시부모님 모두가 제 직장생활을 존중해주시고, 집안일도 가능하면 공평하게 나눠 맡게하는 개방적인 분들이세요』
신씨는 이번 선거운동중에도 예전 선거때와 다름없이 김후보를 비방하는 소문이 극에 달해 듣기 안타까웠다. 그중 가장 답답했던 것은 김후보의 건강과 관련된 소문들. 『제가 옆에서 지켜보기에 아버님의 건강은 저희들 못지 않을 정도에요. 그런데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한다는 헛소문이 나도니 답답할 따름입니다. 아버님이 당뇨때문에 거동이 어렵다는 소문도 나돌더군요. 당뇨로 고생하시는 분이 어떻게 커피에 설탕을 두 스푼씩 넣어서 드시겠어요』
김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외국지도자들과의 친분을 십분 활용한 경제외교로 국가적 위기를 구할 것이라는 게 신씨의 믿음이다. 『적막한 망명생활중에도 미국 정계 지도자들과의 만남이 끊이지 않았어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당당하게 경제외교를 펼칠 분은 아버님 뿐인 것 같아요』<이상연 기자>이상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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