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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이회창

입력
1997.1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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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생 서병국씨/여학생 희롱하는 건달과 맞붙던 의협심의 사나이『첫인상은 영락없이 감수성 풍부한 문학소년이었어요. 경기중학 시절 회창이는 서울 명륜동에, 나는 옆동네인 성북동에 살았어요. 당시 화동에 있던 학교까지 40분가량 함께 걸어다니면서 문학에 대한 얘기를 나누곤 했지요』

서병국(63) 가꾸다상사 대표는 이회창 후보의 50년 지기다. 경기중 경기고 서울대 동창이라는 인연도 있고 6·25당시 부산피난시절에는 이웃에 살았다. 『결혼기념일도 3월초로 비슷해 부부가 같이 식사를 하고 경포대나 속리산으로 여행도 다녔지요』

『부산 피난시절 회창이가 가장 노릇을 해야 할 때가 있었어요. 친지의 소개로 부산체신청 임시직원으로 근무하며 고생을 많이 했지요. 그때부터 검소한 생활이 몸에 배었나 봐요. 처음 얻은 집도 성북동에 있는 허름한 양옥이었는데, 말이 양옥이지 초가지붕을 뜯어내고 지붕만 간신히 얹은 것이었습니다. 저와 둘이서 팔을 걷어부치고 며칠동안 집수리를 했지요』

서씨는 이후보가 의협심이 많았다고 회상한다. 『부산 피난시절 나무에 가마니를 묶어놓고 매일같이 태권도 연습을 하더군요. 실제 여학생을 희롱하는 건달과 싸움이 붙은 적도 있어요』

서씨는 『이후보는 자기반성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합리적 판단을 하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고칠 수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이상연 기자>

◎형 이회정씨/고교시절 이승만 정권 비판하던 어른스런 모습 잊지못해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의 친형인 삼성의료원 이회정 병리과장(65·)은 『회창이가 고등학생 때 어느날 이승만정권의 정치판은 더러운 정쟁의 연속이다. 이런 정치로는 국가발전에 전혀 도움이 안된다고 개탄한 적이 있다』며 『요즘에는 유난히 40여년전 그날 모습이 자주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과장이 말하는 이후보의 단점이라곤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 『동생이 서석초등학교를 다닐 때였죠. 운동도 좋아하고 여러 면에서 성적이 우수했는데 노래를 못불러 음악점수가 나빠 전교 수석을 놓친 때가 있었어요. 못내 아쉬웠는지 밤새 노래연습을 하더니 결국 다시 1등을 따 냈던 기억이 납니다』

이과장은 이후보가 이런 자존심때문에 한번 가출을 하려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중학생일 때 시험 잘 치렀냐고 묻자 그 길로 집을 뛰쳐나가 밤새 안들어오는 거에요. 집에서는 난리가 벌어졌고 간신히 새벽녁에 몰래 기차를 타려는 것을 찾아냈습니다. 시험을 잘 못봐 부모님 볼 면목이 없어서 그랬다는 겁니다. 그 이야기를 하면 지금도 「형 그건 이제 그만 잊어주세요」라며 멋적은 표정을 짓지요』

이과장은 효자이자 형제애가 넘치는 동생이 한없이 자랑스럽다. 「선거운동에 동참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과장은 『내 자리에서 내 일을 열심히 하는 것도 동생을 도와주는 일 아니냐』고 반문했다.<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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