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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막바지 구태없게(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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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막바지 구태없게(사설)

입력
1997.1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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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대 대통령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 왔다. 흔히들 많은 사람들이 이번 대선을 미디어선거라고 한다. 아마도 TV등 영상매체와 신문 등 인쇄매체가 역대 어느 선거보다도 유권자들의 선택을 좌우하는데 크게 영향력을 미치는 현상을 일컬어 하는 말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TV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70% 이상의 유권자들이 이번 유력 세 후보에 대한 TV토론과정을 지켜보면서 지지후보를 결정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으니 말이다.이들 유력후보들에 대한 3차례 TV합동토론도 끝났다. 후보개인별로 몇 차례의 개인연설회가 남아 있긴 하지만 이제부터는 사실상 각 후보진영의 독자적인 선거운동이 판세를 좌우하리라 보여진다. 저질폭로와 흑색선전이 기승을 부릴 소지가 충분하다. 「돈은 묶고 말은 푼다」는 개정선거법정신의 심각한 왜곡현상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선거가 미디어선거양상을 띠게 된 것은 개정선거법 덕택이다. 선거중반에 불어닥친 「국제통화기금(IMF)한파」도 퍽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도 한다. 개정선거법은 우선 대규모 군중 동원이 불가피한 옥외집회를 금하고 있다. 법이 허용하는 옥내집회도 IMF한파 때문에 각 정당이 스스로 자제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여기엔 버스로 청중을 실어나르는 등 구태가 되살아난데 대한 우려 때문이기도 하다.

그간 유력후보들에 대한 세번의 TV토론과정을 통해 우리는 대선후보 선택이 얼마나 지난 한 일인가 하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건전한 정책대결을 기대했던 유권자들의 희망은 산산이 부서져 버렸다. 토론이라기 보다는 때로는 수준이하의 인신공격과 헐뜯기가 주조를 이루어 당장 선거후가 걱정되는 상황마저 연출되기도 했다. 이렇게 당선되고 나서 어떻게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고, 을씨년스런 경제난 극복을 주도할 수 있을는지 심히 걱정되는 장면들도 많았다.

그러나 정작 우려스런 현상은 아직까지도 작심을 못한 부동표의 증가현상이다. IMF사태에 대한 책임소재 때문이라고는 해도 투표일을 불과 48시간 남겨두고 부동표가 20%대라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무관심과 냉소는 민주주의의 적이다.

다시 한번 후보자들에게 당부하고자 한다. 방어할 시간을 주지 않는 일방적 저질 폭로전은 즉각 중단해야 한다. 특히 선거막판에 확인도 할 수 없는 허위사실을 퍼뜨리는 것은 비열한 작태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후보들에게는 표로써 응징해야 한다. 선관위와 검찰은 이런 막판 혼탁양상을 감시하기 위해 두 눈을 부릅떠야 한다. 위반자들에 대해서는 선거 후에라도 이를 끝까지 추적,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더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의 의식이 깨어 있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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