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인생의 전부라고?/김영환 연출·오영수 주연 19일 문예회관서성공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사랑마저 포기했다. 그것이 열심히 사는 태도라고 여겼다. 그러나, 종말에 와서 보니 남은 게 무엇인가.
다부진 목표를 세우고 뒤돌아보지 않고 달려가고 있다면, 또는 인생의 황혼기에 다다랐다면 입센의 「잃어버린 시간 속의 연인들」(원제 「존 가브리엘 보크만」)에서 잠시 쉼표를 찍을 필요가 있다. 19∼30일 극단 사조와 비파가 문예회관 소극장에 올 마지막 공연으로 올린다.
은행장 자리를 노리던 존 가브리엘 보크만(오영수)은 자신의 성공에 도움을 주는 변호사 힝켈이 자기 연인인 엘라를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고 둘을 결혼시키려 한다. 그러나 일이 잘못돼 파멸을 맞은 그는 2층 서재에서 세상과 인연을 끊고 지낸다. 보크만 역의 오영수는 국립극단의 「리처드 3세」에서도 왕권을 향해 살인과 음모를 일삼던 리처드의 연기를 보였다. 그는 『광적인 인물이라면 연기자로서 도전해볼 만한 배역』이라며 『언어 중심 연극의 진수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보크만을 사랑했던 엘라와 사랑없이 보크만과 결혼한 엘라의 언니는 이현순과 한명희가 맡았다. 세 사람은 평생 얽히고 설켜 한 순간도 따로 살아본 적이 없지만 마주보지 못한채 평행선을 달려온 운명이다. 자매는 보크만이 죽은 뒤 처음으로 손을 맞잡는다.
「잃어버린…」은 상징주의의 냄새가 짙은 입센의 후기작으로 국내 초연이다. 번역을 맡은 김철리는 『조용한 가운데 격렬함이 있는 작품으로 시끄럽고 화려하기만 한 요즘 추세와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김영환 연출. 월∼토 하오 4시30분 7시30분, 일 하오 3·6시. (02)744―4048<김희원 기자>김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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