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억불 유입·한은 11조 지원땐/신용공황은 표면상 진정될듯국내적 신용공황과 대외적 채무지급불능 등 우리나라가 직면한 중층적 국가부도위기는 이번주가 최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조건 이행과 관련, 한국정부의 투명성 및 신뢰성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고조되는 가운데 18일 대통령선거와 후속 정권인수작업 등 정치일정은 향후 달러유입규모와 속도를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4일 관계당국과 금융계에 따르면 금융경색에 따른 기업·금융의 연쇄부도, 외화부족에 따른 시장거래중단 및 환율폭등, 대외적 지급불능사태 등 국가부도위기는 일단 표면적 진정이 예상된다.
한국은행은 15일부터 은행 종금 투신 증권 등에 총 11조3천억원에 달하는 사상 최대규모의 자금투입에 나선다. 한은 관계자는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종금 증권사들은 연쇄부도위기를 벗어나고 금융권 여신회수 중단결의로 기업들의 도산행진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기대했다.
환율은 「1달러=2천원」돌파 여부가 주목된다. 외환당국은 금주에도 시장개입방침을 시사했지만 시장불안심리가 여전히 팽배, 환율의 상한가행진이 재연된다면 2천원대 진입은 16일께 가능하다.
국가부도 여부를 결정할 달러유입은 금주가 최대분수령이다. IMF는 미국 워싱턴에서 15일(한국시간 16일) 긴급이사회를 개최, 한국에 대한 35억달러의 2차분 긴급자금지원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세계은행(IBRD)도 비슷한 시기에 20억달러(1차분)의 자금지원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변이 없는한 금주중 55억달러 이상의 자금유입계획이 확정될 것』이라며 『외국인 투자자금유입과 단기부채 만기연장이 가능해져 우려했던 국가부도위기는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IMF가 15일 이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긴급자금(SRF)지원을 결정할 경우 달러유입속도는 의외로 빨라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본격적 달러유입여부는 일단 18일 대선이 끝나야 관측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외국투자자에게는 선거 자체가 일종의 불확실성 요인이다』며 『주식·채권투자에 대해서도 외국인들은 일단 선거후에 보자는 시각』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금융계 인사도 『외국인들이 현정부를 불신하고 IMF나 미국 일본 등이 자금지원에 소극적인 이유는 정부임기가 사실상 끝났다는 데에도 있다』며 『선거후 위기수습을 책임질 새 정부가 등장해야만 협상이나 투자가 본격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국가부도위기의 조기탈출을 위해선 선거후 정부구성일정을 최소화해 권한과 책임있는 정부가 IMF 약속준수를 대외적으로 천명하고 미국 일본 등 협조융자국들과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만약 이같은 작업이 지연돼 한국정부에 대한 대외적 신뢰성과 투명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국가부도는 피할 수 없을 것이란게 금융계의 지적이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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