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가전 판매목표 절반 ‘재고산더미’/남대문 아동복상가 30여개 점포 문닫아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지원 이후 기업체의 감원과 임금삭감 등의 여파로 소비자들의 구매심리가 냉각되면서 내수시장이 급속히 무너지고 있다.
대형 백화점의 매출이 최고 30%이상 감소하고 모피 수입의류 등 고가품 매장에는 손님이 뚝 끊겼으며 자동차 가전 등 내구 소비재의 판매도 목표의 절반수준에 그치고 있다.
업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재고를 줄이기 위해 조업단축, 감산과 함께 원가이하로 가격을 내리면서 힘겨운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3∼7일의 송년세일기간중 대형백화점의 매출은 작년보다 20∼30%씩 줄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의 경우 이 기간에 작년 겨울세일때보다 28%나 떨어진 87억6,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특히 2층의 모피매장은 브랜드별로 작년보다 50∼70%씩 매출이 줄었다. 일부 수입의류 매장은 5일간 작년(7,000만원)의 절반인 3,500만원어치밖에 못팔았다.
롯데백화점 본점도 이번 세일에서 지난해보다 23% 떨어진 31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그쳤다. 현재 모피 특설매장에서는 예년의 3분의 1 수준인 100만원대 상품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치열한 판촉전을 벌이고 있으나 매출이 작년의 50%에 불과한 실정이다.
재래시장의 매출부진은 더욱 극심해 남대문시장 아동복상가의 경우 200여개 점포중 30개정도가 사실상 문을 닫았다.
자동차업계도 극심한 내수한파에 떨고 있다. 지난달말까지 현대자동차의 11월 한달간 판매량(4만9,200대)은 목표치의 71%에 그쳤다. 대우자동차는 지난달 2만7,405대를 팔아 목표의 67%에 머물렀고 기아자동차는 목표치의 48%에 불과한 2만2,000대를 팔았다.
소비자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대체수요가 얼어붙어 주요 가전제품의 매출도 급격히 줄고 있다. TV VCR 등 AV제품의 매출은 당초 목표의 70%에도 미달하고 있다. 지난달 15일부터 에어컨 예약판매를 실시중인 삼성전자는 신청자가 작년의 50%수준에 그쳐 울상이다. 올해 PC시장도 당초 예상(220만대)을 크게 밑도는 190만대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내수가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업계의 「재고와의 전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약 2만여대의 재고를 갖고 있는 기아자동차는 10일 야간작업조부터 13일까지 소하리공장의 아벨라, 프레지오, 소형 트럭라인에 대해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자동차도 울산공장 승용2공장 그랜저 및 다이너스티 생산라인 가동을 8일부터 중단했고 이 공장근로자 600명중 300명은 1주일간 휴가에 들어갔다. 삼양사는 일부 방사라인의 가동을 최근 중단, 공장전체 조업률이 평소보다 15% 떨어졌고 전자업계의 가전생산라인 가동률도 70%대로 낮아졌다. 국내 유명 의류·잡화업체들은 정가를 최고 50%까지 인하하면서 내수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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