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신인도 회복 ‘국론결집’ 보이기/권력누수 김 대통령 혼자 경제난 타개 어려워/3당 재협상공방 등 입장차 ‘통일해법’ 미지수청와대가 김영삼 대통령과 3당 후보간의 긴급회동을 추진하게 된 동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경제상황에 대한 위기 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국제통화기금(IMF)합의사항이 쟁점이 되는 등 대선과 맞물리면서 금융·외환위기가 더욱 악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강력히 제기됨에 따라 국론 결집의 필요성을 깊이 고려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청와대는 12일 『현 상황이 워낙 위급하므로 거국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보다 명확하고 신뢰성 있는 태도표명이 절실한 시점이라는 것이다. 이는 극심한 권력누수 현상을 빚고 있는 김대통령 혼자서는 지금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힘들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김대통령은 이날 회동에서 세 후보에게 IMF와의 합의 사항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의지를 보다 확실히 밝혀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통령은 『다음 정부를 맡을 대통령 당선자와 긴밀히 협의하겠다』는 11일 대국민담화 내용을 거듭 강조하면서 초당적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3당 모두 국제적 신인도를 높이기 위해 정치권이 협력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회동의 배경과 성격을 두고 뚜렷한 입장차를 보였다.
한나라당은 이번 회동이 김대중 후보의 IMF조건 재협상 발언 때문에 불가피하게 이뤄지게 된 만큼 김후보가 이를 공개적으로 시정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국민감정에만 치우친 정치권의 경제논리가 국제신인도의 하락을 불러일으켰으므로 결자해지의 자리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이회창 후보는 IMF조건을 이행하면서 분기별 경제지표에 따른 추가협상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회의는 한나라당이 IMF지원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조순 총재가 미셸 캉드쉬 총재와 전화통화뒤 김후보 책임론을 과장선전하고 있으므로 이의 시정을 강력히 요구한다는 것이다. 김후보는 회동에서 국론통일을 강조하면서 재협상 논란에 대해 쐐기를 박겠다는 뜻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후보는 협상파괴가 아니라 고금리, 성장률 등에 대한 부분적 추가협상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신당은 이미 두차례나 제의했던 경제영수회담을 청와대가 수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IMF협상에 대해서는 조건을 이행하되 일부 문제가 되는 부분을 논의하자는 기존방침을 재확인하겠다는 것이다. 이인제 후보는 김대통령에게 경제정책의 투명성과 일관성을 끝까지 유지할 것을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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