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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국민앞에 서야…”

입력
1997.1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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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통령 5번째 사과담화 진통끝 발표김영삼 대통령의 11일 특별담화는 상당한 진통 끝에 발표됐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이 시점의 담화 발표가 적절한지를 두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김대통령이 어떤 식으로 사과하더라도 국민을 납득시키기는 힘들며 만약 당장 금융시장 안정을 가져 올 특별대책을 밝히지 않을 경우 오히려 반발심만 높일 우려가 있다는 것이 반대론의 골자였다. 그러나 아무리 비판을 받더라도 국제통화기금(IMF) 지원에 따른 대통령의 책임 인식과 자세를 국민 앞에 겸허하게 밝혀야 한다는 논리에 따라 담화 발표가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담화에는 예상대로 구체적인 정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 차원에서 몇차례 금융안정 대책을 발표한 만큼 큰 틀에서의 방향만 제시했다는 것이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대통령이 『다음 정부를 맡을 대통령 당선자와 긴밀히 협의하겠다』거나 『IMF와의 합의 내용은 차질없이 이행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은 모두 내부 안정은 물론 대외적 신인도를 고려한 표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위기를 반전시킬 획기적인 대책이 없는 수사적 담화에 국민들이 얼마나 공감할지 청와대 내부에서도 걱정하는 소리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김대통령의 이날 담화는 취임 이후 다섯번째 사과담화이다. 김대통령은 지난 2월25일 차남 현철씨 문제와 관련, 『매사에 조심하고 바르게 처신하도록 가르치지 못한 것은 제 자신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이날 담화에서는 『부도를 낸 기업인과 직장을 잃은 가장이 느끼는 절망감을 생각하며 날마다 제 자신을 매질하고 있습니다』고 자책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출입기자들 앞에서 담화를 발표했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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