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교환학생·캠프로 시골체험/마음 씀씀이 한뼘은 넓어진 ‘산교육’「지난 여름의 그 올챙이들은 지금 개구리가 됐을까?」
세민(12·서래초5)이는 요즘도 지난 여름 퇴촌의 개울가에서 잡았던 올챙이들이 궁금하다. 종이컵을 개울물에 담갔다 건지면 한웅큼이나 되는 올챙이들이 꼬물꼬물 물장구를 쳤다. 얼른 바윗덩이에 쏟아놓으면 큰 올챙이들은 털썩털썩 몸을 비틀며 다시 개울로 떨어지기도 하고 어린것들은 따뜻한 햇살이 좋은듯 고개만 까딱거리기도 했다. 그 올챙이들은 지금 개구리가 됐을까, 벌써 겨울잠이 들었을까, 그때 너무 힘이 없어서 그만 죽어버리지는 않았을까.
외동아들로 귀하게만 큰 오세민군은 지난 6월 난생 처음 시골생활을 경험했다. 재학중인 서울 서래초등학교와 경기 퇴촌의 도수초등학교가 실시하고있는 교환학생으로 자원한 것이다. 부모님의 품을 처음 떠나본다는 기대와 두려움으로 보낸 첫날밤, 세민이는 귀신이야기속의 주인공이나 된 것처럼 시골집의 「퀴퀴한」 냄새와 멀리서 들리는 개 짖는 소리에 밤새 뒤척였다.
상오에는 시골친구들과 공부를 하고 하오에는 인근 농장을 찾아 농부들의 일손도 거들며 일주일을 보냈다. 상태가 나쁜 상추를 솎아내는 요령을 익히면서 밥상에 오르는 상추 하나에도 농부들의 정성스런 손길이 어려있다는 것을 알게됐고 흙장난을 하다보면 어디선가 나타나는 지렁이가 흙을 더 보드랍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놈」이라는 것도 알게됐다.
그러나 처음 해보는 시골생활이라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워낙 내성적인 성격이어서 처음에는 배가 고파도 고프다는 말을 못했다. 『도시어른들은 말은 잘 안해도 간식은 많이 주는데 시골어른들은 처음 봤는데도 막 말을 많이 시키구요 간식은 하교길에 산딸기나 오디열매를 따먹으면 끝이예요. 오디를 먹으면 이빨이 까매져서 친구들이랑 이빨 썩었다며 서로 놀리고 놀았어요』.
집의 고마움도 처음 알았다. 반찬투정이 심한 세민이는 햄이나 소시지가 없으면 밥을 먹지않는 아이였으나 시골집에서는 김치와 밥이 전부였다. 『김치맛도 서울서 먹는 거하고 달랐어요. 처음엔 이상했는데 자꾸 먹으니까 맛있던데요. 우리 집 밥상이 진수성찬이었구나 생각했구요. 씩씩한 시골친구들을 보면서 이젠 반찬투정하지 말아야지 다짐했어요』
같은 학교 1학년생인 노태용(7)군도 지난 여름 방학을 이용해 2박3일간 강원도 오대산 근처의 송천농장으로 방학캠프를 다녀왔다. 아직 어려서 부모가 동행했지만 태용이는 농장에서 커다란 무우를 직접 뽑고 파릇한 밑둥도 베어먹어 보았다. 수박과 딸기도 따봤는데 딸기는 따는 것 반 먹는 것이 반이었다. 신나고 즐거운 경험이었다. 태용이는 다음 방학에는 직접 무우씨를 심어서 잘 키워보겠다고 각오가 대단하다.
짧은 기간이지만 시골생활을 하고 온 아이들은 마음 씀씀이가 훌쩍 한뼘은 자란듯 어른스러워졌다. 세민이 어머니 조영옥(47)씨는 『늦게 얻어 애지중지 키운 아이라 내성적이고 자기만 알았는데 지금은 아주 사교적이 됐습니다. 시골집 아이가 서울에 왔을때는 자기가 데리고 다니면서 경복궁이다 롯데월드다 구경도 시키더라구요. 웅변학원 1년 보낸것보다 훨씬 효과가 좋은 것 같아요』라며 기뻐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겨울방학때 가볼만한 박물관
선사시대 우리 조상들이 사용하던 농기구, 세계에서 최초로 만들어진 측우기, 고려시대에 사용되던 동전 등. 교과서에서만 보던 유물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즐거움은 방학동안에나 해볼 수 있는 특권이 아닐 수 없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이색테마박물관을 알아보자.
■철도박물관
철도관련 기자재와 각국의 철도모형 등 4,000여점의 전시물을 구경할 수 있다. 말 수레 등 과거의 교통수단이 증기기관차, 고속철도로 발전해온 과정을 살펴보고 철도의 발명이 산업혁명에 미친 영향을 알아보는 것도 유익하다. 경기 의왕시 월암동소재.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500원 어린이 300원. (0343) 61―3610
■농업박물관
우리나라의 5,000년 농경역사를 보여주는 농기구 달구지 가래 등이 전시돼 있다. 유물의 연대와 쓰임새를 살펴보고 농사가 어떤 과정을 통해 이루어지는 지도 알아본다. 서울 중구 충정로 소재. 공휴일 휴관. 무료입장. (02) 397―5673
■우정박물관
1884년 우정국이 세워지면서 시작된 국내 체신역사 100년을 볼수 있는 자료가 전시돼 있다. 마패 봉수대 대한제국말에 사용된 벽걸이전화기 등 유물과 우표가 주를 이룬다. 서울 중구 충무로소재 공휴일 휴관. 무료입장. (02) 756―2858
■화폐박물관
우리나라 1,000년 화폐의 역사를 보여주는 7만여점 자료가 전시돼있다. 화폐의 기능,가치의 결정과 함께 최근의 외환위기를 쉽게 설명해준다면 좋은 경제교육이 될 것이다. 대전 유성구 가정동소재. 월요일 휴관. 무료입장. (042) 870―1253
■옹기민속박물관
3,000여점의 갖가지 옹기와 토기, 민속생활용품, 화려한 단청 등을 통해 조상의 미의식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소재. 신정, 설, 추석연휴만 휴관.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02) 900―0900
■조흥금융박물관
우리나라 금융의 역사롤 보여주는 자료와 세계각국의 화폐가 전시돼있다. 서울 중구 태평로소재. 일요일 휴관. 무료입장. (02) 738―6806
■짚·풀 생활사박물관
새끼줄 짚신 빗자루 달걀꾸러미 등 짚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전통생활용품을 통해 조상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1,000원. 서울 강남구 청담동소재 (02) 516―5585
■풀무원 김치박물관
다양한 김치의 종류와 조리과정, 김치와 관련된 생활유물이 전시돼 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소재. 일요일 휴관. 무료입장. (02) 562―1075
■삼성어린이박물관
유아부터 초등고학년까지 자기 연령에 맞게 전시물을 조작하거나 실험을 통해 과학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체험박물관이다. 서울 송파구 신천동. 월요일 휴관. 입장료 어른 2,000원 어린이 4,000원. (02) 203―18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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