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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헌가구 활용 실내장식 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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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헌가구 활용 실내장식 해보세요

입력
1997.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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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실내장식 바뀔때 시중가 10∼20%에 구입/질·격조 높아 경제적경기 고양시 식사동에 있는 「씨갤러리」. 해물요리 전문식당인 이곳은 꽤 분위기 있는 실내장식으로 유명하다. 자리마다 다른 식탁이 독특한데 실은 이 개성에는 비밀이 있다. 바로 호텔 가구를 재활용했기 때문. 대표인 박준하(44)씨가 평소 단골이던 S호텔 레스토랑의 가구를 눈여겨보다가 그곳의 실내장식이 완전히 바뀌어진 것을 보고 호텔 관재과와 상담을 해서 싼 값에 구매했다. 일부는 L 호텔에서 쓰던 것이다. 『음식점의 가구는 한달만 되면 신제품과 중고가구의 차이가 없어진다. 값싼 새가구로 들여놓기 보다는 차라리 질높은 중고가구로 마련하는 것이 훨씬 격조있고 경제적』이라고 박씨는 설명한다. 박씨는 이런 신념으로 지난 95년 10월에 이 음식점을 개장하며 실내장식용 가구는 물론이고 주방용 집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물품을 호텔 재활용품으로 구매했다. 들어간 돈은 시중가의 10∼25%선. 『창고의 모든 물건을 가져가면 무료로 주겠다는 제의도 받았지만 안쓰는 물건은 짐이 될 것 같아 포기했다』고 박씨는 들려준다.

내핍경제시대를 맞아 호텔이나 유명음식점 등 이미지관리를 위해 몇년마다 한번씩 개보수를 하는 곳의 버려진 가구를 재활용하는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소리가 높다. 박씨와 관련호텔은 재치있게 문제를 해결했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호텔에서는 개보수시 생기는 헌 가구를 직원들에게 무료로 주거나 염가로 판매한 뒤 남는 물건을 창고에 보관하는 것이 전부이다. 이때문에 실제가치로 따지면 수십억원대의 자산이 그대로 묵혀있는 것이 보통이다.

S호텔의 관계자는 『개보수에 들어가기 직전에 와서 가구를 들고간다면 시중가의 10∼20%선에 구매상담이 가능하지만 개보수 정보를 공고할 수도 없고 하다보니 구매자가 제때 나타나지 않아 재활용을 공식화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이때문에 일단 개보수를 맡은 가구업체에서 헌가구를 가져가서 한 장소에 풀어놓은뒤 직원들에게 공고를 내서 무료로 가져가도록 하고 있다. 가구 경우는 90%정도가 소화되지만 주방용품 등은 묵혀두는 경우가 많아 나중에 이곳에서 일하다가 음식점 개업으로 독립하는 조리사들이 싼 값에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H호텔과 R호텔은 염가로 직원들에게 판매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나머지는 창고에 보관한다.

쓸만한 가구가 대량 배출되는 곳은 호텔만이 아니다. 한국실내건축가 협회 홍보이사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시영(애시스 디자인) 소장은 『사무실 음식점 등 대형 업체의 실내디자인을 맡을때마다 새것으로 버려지는 가구가 많아 안타까왔다』며 『협회 차원에서 재활용하는 방안을 찾고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공식적인 창구가 없다보니 아는 사람들에게 가져가라고 말하는 것이 고작이었다고 한다.

공식창구는 없지만 제때 물건을 구매한다면 염가로 판매할 수 있다는 것이 대부분 호텔들의 입장. 각 호텔 관재과 또는 총무과의 담당자와 협의하면 된다. 우선 소규모 사업자 중심의 대량구매자여야 협상이 가능하므로 일반가정이라면 몇집이 어울려 협상할 수도 있다.

박씨는 『호텔 중고가구가 품질이 좋은 반면 크기가 일반 가정에는 어울리지 않게 큰 경우가 많다』며 『필요한 물건의 수와 크기, 어울리는 디자인을 미리 꼼꼼히 정하고 가야 괜한 물건을 사고 낭비하는 법이 없다』고 들려준다.<서화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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