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PK가 최대요충” 반DJ정서결집 총력/도시락 점심들며 가두유세이회창 한나라당후보는 부산·경남(PK)을 대선 승리여부를 가름할 최대요충지로 보고 8일부터 대세장악을 위한 현지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는 주요 지지기반으로 설정하고 있는 영남권중 이 곳의 동향이 대구·경북(TK)지역에 비해 만족스럽지 않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이후보는 이에따라 현지의 범여권·보수세력과 뿌리깊은 반DJ정서를 결집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DJ집권=국정혼란」이라는 등식을 앞세운 「안정론」으로 선거양상을 자신과 김대중 국민회의후보의 맞대결구도로 몰아가는 것이 이후보가 구사하고 있는 PK전략의 골간이다. 이렇게 되면 선거막판에는 「장애물」이 돼온 이인제 국민신당후보의 득표기반도 급속히 와해, 자신에게 표가 쏠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후보는 이날 양산 진해 창원에서 산청 지리산마을 함양 거창에 이르기까지 부산과 경남지역 11곳에서 릴레이식 가두유세를 펼쳤다. 전날 부산유세에서 주로 경제 재건 의지를 역설하는 「포지티브 캠페인」에 주력했던 이후보는 이날 김후보와 이인제 후보를 직공하는 전략변화를 시도했다. 이후보는 『김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만일 된다면 그날부터 극도의 혼란이 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보는 이인제 후보에 대해서도 『자신이 대통령이 된다고 생각하지도 않으면서 저렇게 행동하는 것은 김후보를 도와주는 결과를 부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앞서 이후보는 국민신당소속 한이헌 의원의 지역구(부산북·강서을)에서 열린 유세에서 청중이 적다는 이유로 『악수만 하고 가자』는 측근들의 권유를 뿌리치고 연단에 올라 열변을 토하는 「고집」을 보였다. 한편 이후보는 이날 어려운 경제상황을 감안, 일부 수행원을 귀경시켰고 점심도 가급적 도시락으로 때우도록 지시, 양산에서 진해로 이동중 국도변에 유세버스를 세워놓고 도시락식사를 하기도 했다.<합천=유성식 기자>합천=유성식>
◎김대중/경북내륙 농촌·서부경남 바닥표 기대/PK도시 순회 첫 ‘버스투어’
국민회의는 최대취약지역인 영남권에서 밑바닥의 틈새를 파고드는 한편 PK 지역과 TK 지역의 표를 분리시켜 표의 쏠림현상을 막는데 전략의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국민회의는 한때 영남지역의 표가 이회창 후보에게 쏠리는 경우를 우려했으나 경제파탄에 따른 책임공방과 박찬종 고문의 이인제 후보진영 합류로 이 점이 상당부분 불식됐다고 보고 있다. 국민회의는 TK지역에서는 농촌을 중심으로 한 경북내륙지방에 상당한 바닥표가 있다고 보고 PK지역에서도 부산에 거주하는 호남출신 유권자와 상대적으로 반DJ정서가 엷은 서부경남의 표심에 기대하고 있다. 국민회의는 영남권에서의 절대적 약세를 이지역출신 입당인사들의 현지활약과 김해김씨 문중과 각종직능단체의 활동 등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김대중 후보는 9일 당일치기 일정으로 PK 지역을 강행군했다. 김후보가 선거운동 시작후 첫 버스투어로 PK 지역을 선정한 것은 「민심의 유동성」이 어느 지역보다 큰 이곳의 특성을 감안했기 때문이다. 김후보는 이날 진주 마산 창원 부산 울산을 차례로 찾아 현정권과 한나라당의 실정을 집중성토하면서 정권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김후보는 지역정서를 감안, 김영삼 대통령의 실정보다는 이회창 후보와 한나라당의 경제파탄 공동책임을 집중 거론했다. 김후보는 진주 중앙시장에서 『나라를 부도낸 한나라당에 다시 정권을 맡기면 경제를 망친다』며 『나라경제를 살릴 준비가 된 후보와 당에게 정권을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김후보는 마산 어시장에서 『회사가 부도나면 회장은 물론 사장, 상무등도 물러난다』며 『현정부 4년간 2인자였던 이회창 후보와 현정권에서 부총리, 장관을 지낸 인사들이 모여있는 한나라당은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후보는 부산 광복동과 울산 주리원백화점앞 거리유세에서 『정경유착과 부정부패를 저지른 기득권세력에 정권을 맡겨서는 경제위기 극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경제위기를 초래한 한나라당을 표로써 심판하자』고 거듭 지지를 호소했다.<마산=이영섭 기자>마산=이영섭>
◎이인제/‘박찬종 시너지’ 여세로 TK서 바람몰이/하루종일 대구시내 훑어
국민신당은 박찬종 고문의 입당을 계기로 부산·경남(PK)지역에서 지지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 그 여세를 대구·경북(TK)으로 몰아 막판 반전을 이룬다는 전략이다. 국민신당 관계자들은 지난달 26일 후보등록을 전후해 극저점을 기록했던 PK에서의 이인제 후보 지지도가 시간이 지나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던 차에 박고문의 합류로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9일 상임고문에 임명된 박고문의 고정표만 플러스되는 게 아니라 지지도 확산에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민신당은 박고문이 남은 일주일동안 PK는 물론 TK 지역까지 누비며 전력투구할 경우 기대 이상으로 지지세 회복이 가능하다고 보고 「남풍」을 충청권을 경유해 수도권까지 밀어 올린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인제 후보는 일단 9일 저녁 귀경했다가 11일께 다시 경북지역을 돌고 선거막판에 부산과 대구를 한차례 더 방문, 영남표를 다질 계획이다. 이틀째 영남지역을 돌며 밑바닥 표심에 어느정도 자신감이 붙은 듯 국민신당의 한 관계자는 『이젠 발걸음이 가벼워졌다』고 말했다.
8일 밤 대구 복천동 성보재활원에서 1박한 이후보는 9일 하루종일 대구시내를 훑으며 TK 끌어안기를 시도했다. 택시기사와의 조찬, 출근길 시민과의 만남, 아파트촌 방문, 상인동 가스폭파사고 위령탑 참배, 번개·성당·대명·서문·칠성시장 대구대 계명대 향교 보훈병원 방문, 동성로 일대 시가지 순방 등을 마친 이후보는 이 지역 3개 지구당 합동창당대회에 참석한 뒤 저녁에는 지역 교수단과 만찬간담회를 가졌다.
이후보는 계명대앞 유세에서 『60년대 미국에서 40대 초반의 존 F 케네디와 50대 후반의 린든 존슨이 환상의 콤비를 이루어 국가위기를 극복하고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만들었다』면서 『나와 박고문도 환상의 팀을 이루어 미증유의 국난에 처한 이 나라를 일으켜 세운 뒤 5년안에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대구=홍희곤 기자>대구=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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