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미특수강 직원 해고 부당” 결정/IMF체제 본격 인수합병 영향줄듯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배무기)가 9일 기업간 인수·합병(M&A)때 고용을 승계해야 한다는 결정을 내리자 재계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노동계와 재계간의 마찰이 우려된다. 중노위의 이번 결정은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이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M&A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노위는 이날 삼미종합특수강 근로자 2백1명이 9월 포항제철계열의 창원종합특수강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 재심사건에서 『창원특수강이 삼미를 인수한 방식은 자산매매가 아닌 영업양도·양수로 봐야 하며 이 과정에서 삼미특수강 근로자 가운데 일부의 고용을 승계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고 결정했다. 중노위의 결정은 M&A과정에서 근로자의 고용이 승계된다는 당연승계설을 인용한 것이다.
현행 상법상 M&A 유형 가운데 법인양도·양수방식은 고용이 당연히 승계되나 자산매매방식은 고용을 승계하지 않아도 된다.
대법원은 「기업간 영업 양도때 고용승계의무를 배제하는 내용의 특별계약이 체결될 경우 인수회사는 흡수된 회사의 근로자들을 재고용할 의무가 없으나 특별계약이 정당한지는 근로기준법에 따라 판정돼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창원특수강은 중노위의 결정에 불복, 다음주중으로 중노위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함께 행정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미특수강 근로자들은 2월 포철이 창원특수강을 자회사로 설립, 삼미특수강 2개 공장을 인수하면서 전체 근로자 2천3백42명 가운데 1천7백70명만 신규채용방식으로 고용을 승계하자 삼미특수강에 남게 된 일부 근로자들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냈었다.
한편 재계는 중노위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이날 「중노위 삼미특수강 고용승계결정에 대한 경영계 입장」이라는 성명을 통해『중노위판정은 현재의 심각한 경제위기를 도외시한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난했다.
경총은 『외환위기에 따른 기업의 도산사태가 급증, M&A만이 다수 근로자를 구제할 수있는 대응책으로 논의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30대 그룹 인사 노무담당 임원회의를 소집해 경영계의견을 수렴하는 등 범 재계차원에서 강력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이재열·남경욱 기자>이재열·남경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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