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증권 부도의 여파로 주식거래대금이 입출금되는 증권사 위탁계좌가 대형 우량증권사로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일부 증권사에서는 위탁계좌가 빠져나가 다른 증권사로 이동하고, 고려증권의 위탁계좌도 우량 증권사로 몰려 고려증권 도산이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을 촉발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8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고려증권이 부도처리된 다음날인 6일 A증권사의 경우 새로 늘어난 위탁계좌가 1,500여개(입금액 50억여원)로 평소보다 4배이상 많았다. B증권사도 이날 2,100개 위탁계좌가 늘어나 79억원이 입금됐고, C증권사도 위탁계좌 증가수가 1,100여개에 달하고 있다.
고려증권의 고객예탁금 인출이 시작된 8일에는 일부 증권사의 신규 위탁계좌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나 A사는 새로 개설된 위탁계좌가 3,000개를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B증권사도 6일의 2배수준인 4,000여개에 달해 80억여원이 입금됐다.
반면 단기부채규모가 크고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일부 증권사에서는 위탁계좌가 이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로 15일부터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가 50%까지 확대됨에 따라 새로이 증시에 뛰어든 투자자들이 늘고있는 데다 고려증권의 부도로 불안심리가 확산되면서 신규·기존 투자자들이 우량 증권사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에 새로 개설된 계좌중 절반 가량은 고려증권에서 넘어온 것이고 나머지 계좌는 신규계좌와 다른 증권사에서 넘어 온 계좌가 반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일부 증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 이같은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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