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마즈 분만실서 출산과정 돕기 등 늘어/최근 ‘남편특강’도 등장임신 출산 과정을 함께 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아내가 아기를 낳은 뒤 면회나 하던 남편들이 분만실에 들어가 출산과정을 지켜보거나 출산 휴가를 받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95년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시 남성의 육아 휴직을 인정해 이같은 바람을 예고했지만 최근 들어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지고 있는 것.
임신 6개월인 강혜림(30)씨. 초산이 다소 늦은 강씨는 출산을 좀 더 쉽게 하기 위해서 요가 체조를 하는데 『건강도 지키고 부부간에 대화도 나누기 위해』 남편과 함께 하는 임산부 요가반에 들었다. 강씨는 『임신 출산이 여성의 일만은 아니란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출산 과정에 나만큼 관심이 크다』고 말한다. 「쉬운 요가 편안한 임신」이라는 책을 쓴 이희주(30·홍익요가연구원장)씨는 『부부가 함께 강의를 받는 경우가 임산부 요가반의 30∼40%정도』라고 일러준다.
출산과정을 도우며 함께 하는 남편들도 늘고 있다. 아내의 출산을 지켜보며 도와주는 분만법인 라마즈분만법을 시행하고 있는 차병원의 경우 지난해부터 그 수가 두 배로 늘었다. 88년 처음 시작된 라마즈 분만법 강좌는 95년까지는 한반(20쌍)밖에 없었으나 수요가 넘쳐 한 반을 더 만들게 됐다. 현재 38쌍의 부부가 강의를 듣고 있는데 신청자가 밀려있는 상태. 간호감독 김금중(40)씨는 『남편이 호흡을 함께 하고 마사지를 해주면서 출산의 고통을 함께 하므로 임산부의 진통 시간이 많이 줄어든다』며 『아기의 탯줄을 직접 잘라 보면서 감격해 하는 아빠들이 많다』고 일러준다. 일반 분만실에서는 4명의 임산부가 출산을 하게 되지만 남편이 함께 하는 라마즈 분만실은 독방. 하지만 가격 차이는 없다. 차병원에는 라마즈 분만실이 4개로 항상 만원이다. 1주에 2시간씩 5주간 라마즈 분만 강좌를 꼭 들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거의 빠지는 사람이 없다. 라마즈분만실이 있는 삼성제일병원이나 인천 길병원도 비슷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출산휴가를 쓰는 남편도 느는 추세. 아내가 출산하면 1∼2일 휴가를 내는 것은 당연하게 받아들여 지고 있다. 89년께부터 노사합의사항으로 남성 출산휴가를 하고 있는 LG그룹의 경우 출산휴가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 이같은 추세에 따라 출산을 돕는 남편들을 위한 강의까지 등장했다. 12일 하오 8시 서울 YWCA 강남청소년회관에서 「출산을 돕는 남편 특강」이 열린다. 강사인 김광백(55)씨는 『부부가 함께 임신 출산 회복의 과정을 나누다 보면 부부간의 신뢰나 결속감을 깊게 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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