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 끊는 말투로 상대일침이회창/시간 의식해 스톱워치 사용김대중/차분한 음성 쉬운 용어 구사이인제세 후보의 토론 스타일은 지난 1일의 1차 토론회 때와는 여러모로 달랐다. 질문의 취지와 상관없이 기회를 만들어 인신공격도 마다하지 않던 지난번과 달리 이번에는 금도를 지키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는 모습이었다.
이회창 한나라당후보는 기조연설에서 몇차례 말문이 막히기도 했으나 1차 토론회 때에 비해 훨씬 공격적인 자세를 견지했다. 이후보는 딱딱 끊는 말투로 『착각을 해도 단단히 착각한 것 같다』 『좀 제대로 알고 이야기해야 한다』며 상대방 후보에게 수시로 침을 놓았다. 시청자에게 직접 묻고 스스로 대답하는 화법도 여러 차례 사용했다.
이번 토론에서 김대중 국민회의후보는 거의 웃음을 띠지 않았다. 또 1차 때에 비해 의도적으로 손 제스처를 많이 썼으며, 스톱워치를 자주 사용, 발언제한시간을 의식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후보는 수시로 이회창 후보를 겨냥했고 『총리직을 박차고 나왔다고 하니까 경하해 마지 않는다』 『사실을 제대로 모르고 하는 말 같다』고 다소 비꼬는 투를 동원하기도 했다. 이인제 후보에 대해선 최소한의 방어나 역공 외엔 굳이 전선을 형성하려 하지 않았다.
이인제 국민신당후보는 1차 토론회에선 기조연설에부터 상대방 후보를 몰아쳤으나, 이날 연설에선 젊은 일꾼을 뽑아달라고 호소했을 뿐 다른 후보들을 아예 겨냥하지 않았다. 톤은 전반적으로 차분했다. 이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대한 공격수위를 지난번과 같이 유지하면서도 김후보에 대한 비판의 빈도와 강도는 더 높였다. 주로 단답형으로 대답했으며, 되도록 쉬운 용어를 골라 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세 후보 모두 지나치게 긴장한 탓인지 전반적으로 1차 토론회에 비해 말투나 표정이 딱딱했다. 제한된 시간에 맞춰 대답하려던 탓인지 말을 더듬는 어색한 경우도 자주 있었다.<홍희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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