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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금융가 명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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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금융가 명암

입력
1997.1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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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월스트리트 ‘돈 풍년’/증권사 순익 120억불 돌파… 보너스 30% 늘어세계 금융계를 좌지우지하는 뉴욕 월스트리트가 넘쳐나는 돈으로 흥청거리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일부 개도국에서 빠져 나온 돈이 이곳에 한데 풀어진 느낌이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에 따르면 올해 월가의 증권사들이 거둔 순익은 사상 처음으로 12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로써 전후 최대 수익을 올린 지난해를 뛰어넘어 2년 연속 호황을 구가하게 됐다.

연말 보너스도 지난해보다 25∼30% 늘어난 사상 최고액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최고액 수혜자는 살로몬 브라더스사의 장거리통신전문 투자가인 잭 그루브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300억달러규모인 월드컴사의 MCI전화회사 인수건을 성사시켜 회사에 3,300만달러를 안겨 줬다. 지난해 350만달러를 받았던 그의 올해 보너스는 700만달러에 이른다.

골드만 삭스사의 경우 동업자는 보너스가 최하 400만달러, 간부급은 2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연봉 15만달러선인 월가의 투자가들은 85만달러의 보너스를 챙겨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입을 올리게 됐다. 지난해의 경우 이들의 평균 연말 보너스는 70만달러였다.

월스트리트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현상은 존재한다. 미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추세에 따라 이와 관련된 투자전문가들이 고액 수혜자의 대부분을 차지한 반면 주식매매인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특히 아시아물을 다룬 경우는 실적금액이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의 전반적인 호황속에 이들도 지난해에 비해서는 두툼한 연말 보너스를 챙겼다.<뉴욕=윤석민 특파원>

◎태 증권사 사장의 몰락/한때 월 38만불 수입… 샌드위치 장사로 연명

태국의 잘나가던 증권사 사장이 금융위기의 와중에서 결국 샌드위치 장수로 전락했다. 방콕의 증권사 사장을 역임한 시리와트 보라베즈베타쿠드(42)씨는 한 때 월수입 38만달러(약 4억5,000만원)를 기록한 성공적 투자가. 그러나 지금은 샌드위치 판매수익금으로 월 수백달러에 만족해야 하는 신세가 됐다고 AFP가 전했다.

시리와트는 『그동안 정국불안이나 걸프전 등에 따라 경기가 좋을 때도 있었고 나쁠 때도 있었다. 하지만 불황이 이렇게 오래 계속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는 이전처럼 불황에 견딜 것으로 생각했다』며 『그러나 이번 불황은 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어서 최근 3년간 주가지수가 1,750에서 380으로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고 탄식했다.

시리와트의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것은 불황을 극복하려고 시작한 부동산개발업. 그는 『대출을 해 호화 콘도미니엄을 올해초 완공했으나 당초 콘도를 인수키로 했던 사업가도 망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았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전락한 사람은 시리와트만은 아니다. 그가 남아있는 20명의 직원과 함께 샌드위치 가게를 차린 방콕 시장에는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중산층의 귀중품이 흘러 넘치고 있다. 고급승용차에서부터 시계에 이르기까지 더이상 감당키 어려운 사치품들을 내다팔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시리와트는 『한 때 10대의 벤츠승용차와 자가용비행기까지 굴렸으나 이제는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가 버렸다』며 『빚을 다 갚으려면 100년은 걸릴 것』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장인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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