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월트디즈니사의 인기 만화영화 「라이언 킹」이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올려져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고 있다. 지난달 13일 개막한 이 뮤지컬을 공연중인 42번가 뉴 암스테르담 극장(옛 지그필드 팰리스)앞에는 저녁마다 입장객의 긴 줄이 늘어서며 브로드웨이 전체에 활력을 주고 있다.라이언 킹을 무대에 재현한 월트디즈니 극장프로덕션사는 그동안의 수익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브로드웨이 주변에는 개막 이틀만에 270만달러 상당의 티켓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로드웨이 사상 최고액이다. 디즈니사는 앞서 만화영화 「미녀와 야수」를 처음으로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렸으나 그다지 재미는 보지 못했다.
이 뮤지컬은 94년 만화영화로 제작된 로저 앨러스, 아린 메치 원작의 줄거리와 대사를 그래로 무대에 옮겨 놓았다. 노래도 엘튼 존과 팀 라이스의 서정성 깊은 원곡들이 선보인다. 여기에 브로드웨이 특유의 생명력이 불어 넣어져 흥행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는 분석이다. 즉 「미녀와 야수」의 경우 만화적인 환상을 무대에 풀어 놓은데 그쳤다면 「라이언 킹」은 뮤지컬로 탄탄한 작품성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감독 줄리 테이머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평소 아시아의 제례의식과 인형극에 깊은 조예를 가진 테이머는 만화의 재미는 그대로 전하되 결코 경박하지 않은 무대를 꾸며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어린사자 심바의 탄생에서 그가 동물의 왕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2시간40분간의 공연을 통해 테이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권선징악에 더한 인생유전이다. 무엇보다 브로드웨이 특유의 웅대한 무대장치와 갖가지 첨단 조명이 보태져 관객은 마치 「에덴의 동산」을 경험한 전율에 쌓인다.
라이언 킹은 세모를 맞아 가족단위의 관객이 줄을 이으며 올해 최고의 브로드웨이 뮤지컬로 자리잡을 전망이다.<뉴욕=윤석민 특파원>뉴욕=윤석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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