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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에 큰 자취 남긴 대정치학자/고 동주 이용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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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술에 큰 자취 남긴 대정치학자/고 동주 이용희 박사

입력
1997.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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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를 해석하는 투철한 민족주의시각으로 김홍도 진면목 발굴하고 추사 ‘세한도’ 가치 재평가4일 작고한 동주 이용희 박사는 국제정치학 못지 않게 고미술분야에서도 탁월한 업적을 남겼다.

『국제정치는 강대국의 시각이 아니라 내땅, 내 시각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한 「일반국제정치학(상)」(62년), 「한국민족주의」(77년), 「한국과 세계정치」(87년) 등 민족주의에 기초한 국제정치학에서의 그의 업적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 그의 민족주의적 심미안이 마음껏 표출된 분야는 미술이었다. 그는 연희전문학교 재학시절 자신의 표현대로 『제 흥에 겨워』 위창 오세창에게 그림 보는 기법을 배웠다. 당시 학생 사이에 유행하던 고문헌 찾기 운동에도 적극 참가했던 그는 『우연히 산 간첩표지에서 겸재의 그림을 발견했을 때의 감격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해방 후 김용준, 김환기 등 화가들과 친분을 쌓으며 본격적으로 그림 보는 안목을 키우게 된다. 고문헌을 뒤지고,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는 꼼꼼한 학문적 연구가 뒤따랐던 것은 물론이다.

그의 연구는 「한국회화소사」 「한국회화사론」 「우리나라의 옛그림」 「우리 옛그림의 아름다움」 등의 저작으로 결실을 보았다. 특히 그는 저작을 통해 단원 김홍도를 「화기에 있어 그 진수를 찾아서 애써 편력한 이」로 평가하고, 완당 김정희의 「세한도」를 문인화의 새바람을 몰고온 역사적 그림이라고 평가했다. 우리 눈으로 우리 것을 보고, 우리 식으로 세계 정치에 나서야 한다는 그의 민족주의적 생각은 미술사학과 정치학 두 분야 모두에서 꽃을 피웠다.<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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