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미만으로 50% 지분매입’ 222개사나/미 기업들,발전전망·기술력 갖춘 곳 노려국내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 국제통화기금(IMF)이 쏘아올린 핵폭탄이 투하되고 있다. 국내 주식시장이 사실상 완전개방돼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들의 M&A가 자유화됨에 따라 국내기업들도 「국경없는 기업사냥」에서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을 맞게 됐다.
더욱 국내 상장기업들의 내용을 들여다보면 M&A를 방어할 수 있는 능력이 예상보다 훨씬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나 국내기업들이 외국자본에 너무 쉽게 당하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높아가고 있다.
우선 국내 688개 상장기업중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의 지분이 50%를 넘는 기업은 5%수준에 불과하다. 사실상 대다수 상장기업들은 산술적으로는 주식매집을 통한 M&A에 완전노출돼 있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최근들어 주식가격과 원화가격이 폭락하면서 소액 매수가 가능한 기업들도 속출, 외국인들의 기업사냥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증권거래소는 3일 현재 50% 지분에 해당하는 주식을 100억원미만의 자금으로 사들일 수 있는 상장기업이 무려 222개라고 밝혔다. 전체 상장기업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또 50억원미만의 자금으로 50%이상의 지분을 매수할 수 있는 기업도 86개에 달하고, 424개 기업은 50%지분에 해당하는 주식의 시가총액이 200억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산술적인 지표만으로 M&A의 성공여부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미국을 중심으로한 선진국 기업들은 증권사 M&A부티크(M&A전문회사) 법률회사 등을 총동원해 성공가능성 필요자금 등을 정밀분석한 후 실행에 옮기기 때문에 일단 M&A망에 걸리면 빠져나기기가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LG증권 이황상 M&A팀장은 『외국기업들은 우선 우호적인 M&A를 시도하다가 실패할 경우 적대적 M&A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면서 『우호적인 M&A에 나설때는 이미 모든 분석이 끝났다고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제약 정보통신 유통 에너지 금융 등이 1차적인 M&A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고 투자비중이 높은 중화학분야에의 진출도 가시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국기업들이 M&A를 시도하는 기업에 대한 시각이 국내기업과는 다소 다르다는 것도 M&A방어를 어렵게하는 대목이다.
M&A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미국기업들은 ▲현재는 어려움이 있더라도 발전가능성이 높은 기업 ▲영업실적은 부진하더라도 기술력을 갖춘 기업 ▲수출실적이 높은 기업 등을 특히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시점의 영업상황을 중시하는 국내기업들과는 다른 것이다. 때문에 M&A공격 가능성을 배제하고 있다가 갑자기 일격을 당하는 기업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김동영 기자>김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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